언덕 시작
오늘 탄 거리: 121km (Kenton ~ Pleasant Hill)
총 이동 거리: 4751km
오늘은 그래도 7시에 일어났다. 물론 빈둥대다가 결국 9시에 출발하긴 했지만 이정도면 장족의 발전. 역시나 문 밖을 나가니 엄청 덥다.
그렇게 출발했는데 무려 80km동안 이길에 어떠한 주유소나 음식점도 없었다. 차도 한 시간에 한 두 대 꼴로 지나갈 정도로 매우 외딴 길이었다. 이상한게 개는 또 엄청 많아서 개들한테 계속 쫓기면서 가야했다. (허리까지 오는 개 무리가 나를 잡아 먹을 듯이 쫓아 오는데 진심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순풍을 받아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가긴 했는데 밥을 먹고 나오니 왜 이렇게 더운지... 또 퍼질라고 한다. 게다가 점점 오르막이 많아지는 게 느껴진다.
동부는 오르막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오래된 길들이라 그냥 언덕 위에 길을 깔아서 그런지 가끔 경사가 10도 이상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때면 정말 한숨만 나온다. 길 상태도 좋지 않은데다가 갓길도 없는데 오르막은 가파르고 뒤에서 차들은 나보고 비키라고 하고... ㅠㅠ
그렇게 오르막과 자동차 피하기에 진을 빼면서 가다가 캠핑장을 발견했다. 본래는 좀 더 멀리 있는 곳으로 가려했는데 캠핑장 앞에서 파는 맥주가 결국 나를 멈추게 했다.
장을 보고 들어가니 경찰이 순찰을 돌면서 나보고 돈을 냈냐고 물었다. 아직 안 냈다고 하자 봉투를 건네주며 꼭 내라고 하는데 뒤에서 어떤 아저씨가 자기 구역에서 나를 재우겠다며 비용을 청구하지 말라고 그랬다. 난 텐트를 그대로 그 아저씨의 RV옆으로 옮겼다.
Larry라는 은퇴한 할아버지이셨는데 옛날에 베트남 전쟁에 해병으로 참전하셨다고. 그러면서 전쟁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렇게 생생할 수가 없다. 그때는 다들 반쯤 아드레날린에 미쳐있는 상태라 무섭지는 않았다고 한다.
전쟁 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건 앞으로 곰 서식지를 또 지난다는 것. Larry 할아버지는 펜실베니아가 미국 최대 흑곰 서식지일 거라고 하셨다. 그리즐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곰은 곰이니... 조심해야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