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겸 Aug 01. 2016

Day 54

언덕 시작

오늘 탄 거리: 121km (Kenton ~ Pleasant Hill)

총 이동 거리: 4751km


오늘은 그래도 7시에 일어났다. 물론 빈둥대다가 결국 9시에 출발하긴 했지만 이정도면 장족의 발전. 역시나 문 밖을 나가니 엄청 덥다.

그렇게 출발했는데 무려 80km동안 이길에 어떠한 주유소나 음식점도 없었다. 차도 한 시간에 한 두 대 꼴로 지나갈 정도로 매우 외딴 길이었다. 이상한게 개는 또 엄청 많아서 개들한테 계속 쫓기면서 가야했다. (허리까지 오는 개 무리가 나를 잡아 먹을 듯이 쫓아 오는데 진심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구름이 되게 특이하다.
가는 길에 지나친 폐교.


순풍을 받아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가긴 했는데 밥을 먹고 나오니 왜 이렇게 더운지... 또 퍼질라고 한다. 게다가 점점 오르막이 많아지는 게 느껴진다.

이거 먹고 퍼지려고 할라했다.


동부는 오르막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오래된 길들이라 그냥 언덕 위에 길을 깔아서 그런지 가끔 경사가 10도 이상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때면 정말 한숨만 나온다. 길 상태도 좋지 않은데다가 갓길도 없는데 오르막은 가파르고 뒤에서 차들은 나보고 비키라고 하고... ㅠㅠ

사진으론 오르막의 심각성이 잘 안 느껴진다.

그렇게 오르막과 자동차 피하기에 진을 빼면서 가다가 캠핑장을 발견했다. 본래는 좀 더 멀리 있는 곳으로 가려했는데 캠핑장 앞에서 파는 맥주가 결국 나를 멈추게 했다.

장을 보고 들어가니 경찰이 순찰을 돌면서 나보고 돈을 냈냐고 물었다. 아직 안 냈다고 하자 봉투를 건네주며 꼭 내라고 하는데 뒤에서 어떤 아저씨가 자기 구역에서 나를 재우겠다며 비용을 청구하지 말라고 그랬다. 난 텐트를 그대로 그 아저씨의 RV옆으로 옮겼다.

오른쪽이 Larry의 보트다.
Larry가 준 고추랑 오이로 만든 정체불명의 요리.

Larry라는 은퇴한 할아버지이셨는데 옛날에 베트남 전쟁에 해병으로 참전하셨다고. 그러면서 전쟁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렇게 생생할 수가 없다. 그때는 다들 반쯤 아드레날린에 미쳐있는 상태라 무섭지는 않았다고 한다.

전쟁 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건 앞으로 곰 서식지를 또 지난다는 것. Larry 할아버지는 펜실베니아가 미국 최대 흑곰 서식지일 거라고 하셨다. 그리즐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곰은 곰이니... 조심해야지ㅠ

매거진의 이전글 Day 5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