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겸 Aug 14. 2016

Day 61

Mountain Biking


오늘 탄 거리: 123km (Meyersdale ~ Little Orleans)

총 이동 거리: 5311km

어느덧 두 달이 됐다. LA에 도착해 짐을 풀고 부랴부랴 호스텔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게 엊그제 같은데. 미국을 거의 건넜다.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는다.

어쨋튼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10시에 출발. 나오자 마자 어떤 아저씨를 만나서 같이 타기 시작했다. Benjamin이라는 은퇴한 아저씨였는데, 한국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Benjamin.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애팔라치안 산맥의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나 반대쪽(내리막)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Cumberland에서 헤어지고 나는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이제부터 계속 내리막이다.
정상에서 한 컷.
Cumberland.


피츠버그와 워싱턴DC까지 가는 자전거 도로는 GAP Trail(피츠버그 ~ Cumberland)와 C&O Trail(Cumberland ~ DC)로 이루어졌는데, 후자의 경우 상당히 길이 험하다고 들었다.


사실 험하다고 했을 때 이정도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건 험한 수준이 아니라 못 탈 정도. 적어도 로드 바이크로는 진흙에 돌밭에... 산 넘어 산이었다.(물론 길은 아주아주 살짝 내리막)

여기까지는 좋았으나...
길에 뱀을 몇 마리씩 보는데, 지나가기 전 어디가 머리인지 구별해야한다.    ㅠ      
Oh dear...
녹조라떼
Paw Paw Tunnel. 무려 950미터 짜리 터널인데 등 하나 없다.
완전 암흑. 한 200미터 지점부터는 방향감각이 사라졌다. 당연히 자전거는 끌고 가야한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걸을 때도 조심해야... 옆으로는 5미터짜리 절벽.
드디어 끝.
캠핑장은 멀고도 멀다...


앵간하면 그냥 산책로에 있는 캠핑장에서 대충 씻고 자려고 했는데 하루종일 진흙이 뒹굴었기에 도저히 샤워를 안 하고는 베길 수 없겠더라... 결국 돈 내고 샤워장이 있는 캠핑장으로.

이 길을 한 200km 더 가야된다는 게 정말 막막하기만 하지만 그래도 거의 집에 다왔다는 사실에 좀 여유가 생긴다. 물론 이러다가 8.4에 보려던 볼티모어 오리올스 경기를 못 보게 생기긴 했지만...(야구와 나는 인연이 아닌가보다) 어쨋튼 좀만 더 가면 다시 실컷 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으니, 좀만 힘내야지.

 

엉망진창이 된 자전거.
로드 바이크로 마운틴 바이킹 한 기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Day 6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