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수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굉장한 고연봉을 받던 월가의 애널리스트의 일자리부터 각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다양한 파급효과가 뉴스에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블로그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생성형 AI를 가지고 자동으로 포스팅을 하는 것까지 보여주며 자신들은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고 디지털노마드를 이루었다. 평생 돈이 나오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며 큰소리치기도 한다. 과연 이것은 가능한 일일까
0. ChatGPT의 첫 만남
ChatGPT는 처음 등장부터 AI의 패러다임과 방향을 대중적으로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AI는 빠르고 조용하게 많은 것을 바꿔놓기 시작했는데 내가 ChatGPT를 포함한 여러 가지 AI를 써보고 느낀 점은 좁은 의미에서는 블로그가 좀 더 넓은 의미에서는 검색엔진의 시대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여러분들이 윈도우11을 사용한다면 작업표시줄 끝에 아이콘이 하나 있을 것이다. MS가 탑재한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녀석이다. 한번 녀석에게 아무거나 물어보자. 광고하나 달지 않으며 대부분의 주제에 대해서 바로 답변을 해주며 그 답변의 근간이 되는 주소, 출처도 자동으로 알려준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 대답이 완전하지 않을 수는 있다. 불완전할 수도 엉뚱한 대답을 내놓을 수도 있다.
1. AI와 검색엔진의 관계
지금까지, 적어도 아직까지 우리는 궁금한 것이 있었다면 구글이나 네이버에 먼저 들어갔다. 그리고 검색창에서 내가 원하는 질문을 검색하였고 공식웹사이트나 블로그를 찾아가며 정보를 얻어야 했다. 이때 네이버는 지식인 서비스를 가지고 크게 유입을 끌어올렸다. 내가 원하는 질문을 올리면 수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답변을 달아주었고 그 답변은 내가 원하는 질문에 한정된, 적절한 답일 경우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네이버는 지식인으로 크게 사용자 유입을 늘렸고 네이버 블로그는 일상공유와 리뷰가 위주였다면 티스토리는 전문적인 사람들이 만든 블로그와 양질의 글로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마침 글을 쓰다 보니 문득 내가 초등학교 때 받은 상이 하나 떠올랐다. "인터넷 검색 대회"였는데 선생님이 내주는 문제를 인터넷에서 정답을 찾는 대회였고 아마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1등을 받았다. 그때 당시 조건이 네이버 지식인의 답변을 사용하지 마라고 했었던 거 같은데 어떤 것을 검색해 보아도 네이버 지식인의 답변이 제일 그럴듯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람들은 검색하지 않을 것이다.
AI에 물어보게 될 것이다.
불신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이모티콘
여러분들이 지식인에 어떤 질문을 올리던지 관계없이 업자들이 먼저 링크를 달고가는 광고판으로 변해버린지는 오래다. 단순한 정보를 찾기 위해 블로그를 들어가봐도 광고가 덕지덕지 발라지고 의미 없는 이모티콘으로 길이를 채운 글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악의적으로 광고를 배치하여 스크롤하기도 힘든 지뢰투성이의 페이지를 원하는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AI는 그런것이 없다. 아마 나중에 대중화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구독료나 약간의 광고를 띄울지는 모르겠지만 합리적인 수준의 서비스 이용료라고 생각을 하면 대중은 용인해줄 것이다.
비디오가 라디오스타를 죽인 것처럼, AI는 검색엔진을 죽일 것이다.
2. AI와 빅데이터 그리고 블로그의 가치
기술로 인해서 어떤 것이 한순간에 바뀌는 것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 차례는 검색엔진과 블로그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블로그의 가치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빅데이터의 필요 때문에 블로그는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아니면 전자책과 강의를 팔아야하기 때문에 이악물고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과연 이 주장은 타당한가.
AI는 수많은 변수, 파라미터를 학습하며 나아가는 특징이 있다. 블로그나 여러 가지 텍스트 매체를 가지고 계속해서 주입,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블로그는 절대로 죽을 수 없다고 한다. 오히려 기회?라는 이야기도 한다. 이는 반은 맞지만 반은 틀린 이야기다. 정보의 특성에서 그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정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영속적인 정보와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뉴스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영속적인 정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지 않는 가치나 사실을 이야기한다. 물론 과학적인 사실이라는 것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새로운 발견과 이론이 나타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인삼, 홍삼, 영양제 건강기능식품의 효능, 빛의 과학적 정의, 대수학 이론들은 시간이 지난다 한들 변하지 않는다. 이런 지식에 있어서는 더 이상 새로운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 이미 위키백과, 나무위키를 비롯한 지식백과와 수많은 웹사이트, 논문을 통해서 이미 AI는 학습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특정 언어가 아니라 인터넷에 올라가는 모든 언어로 말이다.
그렇다면 개인 블로그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정보는 실시간성이 있을지 모른다. 요즘 하이브-어도어 간 민희진-방시혁 이야기나 김호중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기존 데이터에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블로그를 통해 전달하려고 한다면 이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거나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지금 AI는 이미 질문에 대해 그저 그럴듯한 답을 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정교하고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단계로 왔다. 수많은 연구팀은 AI가 하는 헛소리를 방지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AI의 대답에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학습시키는 데이터는 인터넷 아무 곳에서나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없다. 신뢰성 있는 권위 있는 사이트(domain authority)에서 정보를 먼저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는 수년 넘게 한우물만 파는 것이 아니라면 AI가 인정하여 학습할만한 권위 있는 페이지가 되는 일이 사실상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개인이 어떤 글을 쓴다고 한들 객관적인 사실도 실시간성 이슈로도 AI의 눈에 들어갈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실제로 검색엔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다. 단순히 이슈만 퍼 나르던 대형블로그들은 더 이상 구글 검색으로 방문자의 유입을 기대할 수 없으며 반대로 한우물만 진득하게 파던 블로그와 사이트는 오히려 트래픽이 늘어나고 검색에 노출된다. 더 이상 예전처럼 SEO를 글자수와 문단의 형태, 그림, 대체택스트 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의 문맥을 파악하여 질문자가 원하는 가장 적절한 정보를 담고 있는 그리고 DA파워가 높은 사이트의 것만 노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AI시대가 가속화될수록 이는 점점 심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