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케맨 Sep 26. 2019

#2 고마움

하루 한 컷

2015년 2월


부산 시민공원


전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예정에도 없던 필리핀 어학연수를 가게 됐다.

2월은 여자친구의 생일이 있는 달인데, 난감했다.

군대도 2월에 가버려서 연애 후 첫 생일도 함께 보내지 못했는데 말이다. 미안했다.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까?

나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어학연수를 취소했을까?

그녀는 아쉬움을 삼키며, 그래도 싫은 내색 없이 날 보내줬을까?


현실은 드라마랑 조금 다르다.


현실에서는 회사일 때문에 가지 못하는 친누나가 지불한 큰 비용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도 실컷 아쉬워했다. 실컷 섭섭해하고, 실컷 사과했다. 군대 기다려줬더니 외국에 가버린다니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긴 하다.


나랑 가장 많이 다투고, 울었던 그녀는 지금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준다. 그게 참 신기하다.


사진은 가기 전날인가 마지막 데이트를 했을 때다.


다음 주면 만난 지 7년이 된다. 평소에도 표현이 많은 우리지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1 끝과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