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정보가 우리에게 분란을 주는 것일까

by Dan Lee

나는 개인적으로 애플과 구글을 좋아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싫어한다. 좋아하는 회사들의 공통점은 군더더기가 없고 빠릿빠릿한 것이고 나머지는 그 반대라고 보면 된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소셜 서비스에 이어 AI 서비스까지 온통 난리인 지금도 우리가 여전히 모바일 시대의 연장선 위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이 모바일 기기를 벗어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남지 않은 듯하지만 내가 구입한 iPad Air2는 2014년, MacBook Pro는 2017년 모델인데 아직도 멀쩡히 쓰이고 있다.
중학생 딸이 가끔 사진을 찍는다고 쓰는 아이폰 6s Plus도 아직 연명 중이다.


이 작은 휴대용 기기들을 통해 정말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

IDC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데이터 총량은 2005년 약 130 엑사바이트에서 2020년 4만 엑사바이트 수준으로 약 300배 증가했다.(이런 정보도 이제는 Perplexity 같은 서비스로 금방 확인할 수 있으니 참 편한 세상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시점을 대략 2010년, 아이폰4 출시 즈음으로 본다면 휴대용 기기가 데이터 생산과 유통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쉽게 거짓말을 하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검색해서 답을 찾을 필요도 없이 이제는 질문만 하면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각 분야의 박사들을 조수로 부리는 시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지식을 빌리면서 사람들은 분명 더 명석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상은 점점 더 현명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 이슈, 경제 이슈, 정치 이슈를 보면 세상은 점점 양끝으로 나뉘고 있다.


왜 그럴까.

정보의 장벽은 낮아졌지만 인간의 판단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정보의 독점은 분명 약화되었다. 과거에는 권력이나 특정 기관이 정보를 통제했다면 지금은 누구나 검색하고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누구나 전문가가 되는 개인의 판단 시대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간은 여전히 정보를 직접 분석하기보다는 자신이 신뢰하는 집단의 해석을 선택한다.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이미 해석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세계관에 맞는 정보 위주로 소비하게 된다. 정보의 통제가 권력에서 플랫폼 알고리즘으로 이동했을 뿐 우리는 여전히 어떤 통제 안에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점점 더 극단으로 이동할까.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지점은 중간 영역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간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자리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가장 불안한 위치일 수도 있다.

반면 양극단은 명확하다. 내 편과 적이 분명하고, 내가 옳다는 확신을 집단이 강화해 준다. 그 집단에서 느끼는 소속감은 불안을 줄여 준다.


플랫폼 알고리즘은 이 심리를 정확히 읽는다.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계속 추천하면서 점점 더 강한 자극과 확신을 제공한다. 극으로 갈수록 콘텐츠는 더 자극적이고 그만큼 더 강한 재미와 소속감을 제공한다.

결국 우리가 보고 있는 분란은 기술이 만들어 낸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간의 본능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양극화를 막자고 할 것인가.

이것이 막고 안 막고의 문제일까.


소셜 플랫폼은 사기업이지만 이미 공공 인프라에 가까운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지만 구조적으로 중립이 과연 수익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플랫폼 거버넌스, 외부 감시, 공적 규제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것들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이런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양극화를 기술적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였다면 이미 해결됐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심리와 판단 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어떤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사람들은 그 안에서 다시 편을 만들고 갈등을 만들어 낼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흐름의 속도를 조금 늦추거나 완충하는 장치를 찾는 것 정도일지도 모른다.


결국 더 많은 정보가 분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정보 앞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고 그 인간들이 분란을 만들어 낸다.

AI 시대가 와도 세상은 여전히 인간의 방식으로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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