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으로 걸러 내는 방법

사람 보는 눈

by 김나율

흔히들 결혼을 하고 나면
인간관계가 정리된다고 한다.

결혼 전에는 단순히 하객으로 온 사람과,

안 온 사람으로 나눠서
내가 앞으로 챙겨야 할 사람과 덜 챙겨도 되는 사람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객으로 온 사람들 중에서도
진심으로 축하하기 위함보다
조건부 하객으로 자리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분법적인 방법이 인간관계를 정리하게 해 준다고 단정 짓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나 같은 경우
사람 보는 눈은 결혼 상대를 골라내는 과정에서 부쩍 늘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는 사람들을 만날 때,

상대의 행동이나 말을 심도 있게

파악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믿고서는

나중에 상처 받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나이가 들어 인간관계에서도

눈칫밥이 생긴 걸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결혼이 하고 싶어진 시기에
어떤 한 사람의 행동과 말을

몇 년간 매 분, 매 초 관찰하고 헤아리다 보니
사람 보는 눈이 성장할 수밖에 없던 것 같다.

이 사람과 함께하면 즐거울까?
매일 봐도 질리지 않을까?
아빠로서의 자질은 있을까?
등등 나의 남자 친구가 아닌 나의 남편, 사위, 아빠로서의 면모를 다방면으로 뜯어보게 되니

사람 보는 눈의 기능이 어느 정도 키워진 듯하다.

그렇게 사람 보는 눈은 성장하고 발전해서
기존 인간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힘까지 주는 건 아닐까.
단호하지 못했던 과거의 나의 관계들,
어영부영 몇 년째 연락은 하지만

막상 만나지는 않는 관계들.
나는 여전히 이런 흐지부지한 관계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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