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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냥 Mar 27. 2024

무너진 마음으로 영치금을 넣는 엄마의 입장을


나는 모른다.



남자와 그 집안을 잘못 만나 어린 나이에 이혼하고

자식들을 두고 온 이후에 한 달에 한 번 만남을 갖고 용돈을 쥐어주며 자식들이 30대가 될 만큼 어느새 세월이 흘렀으나


15살 때부터 30살이 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20살 이후로 얼굴도 본 적 없는 자식이 이런저런 거짓말로 뜯어간 돈을 모았다면 아마 1억은 쉬이 달하지 않을까


생일이나 어버이의 날에 연락 한통 없는 것이 atm기처럼 돈 필요할 때나 연락하고, 그런데 이젠 전화번호까지 불법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돈을 빌려 매일을 불법 독촉으로 협박당하고 쌍욕을 듣게 만들더니 이제는 또 국선변호사에게 전화번호를 남겨 알고 싶지 않은 근황까지 알게 만들고 있다.


결국 외면하다가 자식의 친구라는 자의 문자를 받고 이것도 거짓말이고 연극이겠거니 내심 생각하며 영치금 100만 원을 넣었다.



나는 정말 모르겠다.


엄마의 마음도 입장도


살다 살다 여자 나이 서른에 제대로 된 아르바이트도 회사도 다녀본 적 없는 인간이 이제는 금전 사기로 감옥에 가질 않나


불법 사채업자한테 넘긴 엄마 번호를 이젠 국선 변호사에게 넘겨 기어코 영치금을 넣었다는 엄마의 말을 목도하다니 기절할 노릇이다.


나는 최대한 엄마의 인생이고 엄마의 판단이니 존중하려 하지만 이번일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당사자가 아니니 이해할 수없음이 당연하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으로서도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간에게 도대체 하루 12시간 주말도 없이 대장암 치료 중인 힘든 몸으로 번 돈을 쉴 새 없이 보낼 수 있다는 것을.


하다못해 불법 사채업자에게 다른 사람번호와 섞여 전화번호까지 넘길 만큼 당신에 대한 애정도 감사도 존중도 없는 인간에게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영치금을 내준 걸까


내 입장과 엄마의 입장이 다르다는 말.


나는 잠들기 전까지 생각 공장이 멈추지 않는 Overthinker지만 이 말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가늠할 수가 없다.


자녀를 둔 유부녀들이 흔히 하는 말처럼 “자식을 낳아봐야 안다”,“엄마가 되면 다르다” 같은 건가?


아마 엄마는 20살 후로 얼굴을 대면해 본 적이 없으니 머릿속에 어린 시절의 모습만 있어서일까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 눈은 정말 정상이 아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주사치료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수준으로 눈이 무언가에 맛탱이가 가있다. 마치 마약을 갈구하는 마약중독자의 눈처럼,


나도 자랑스럽고 떳떳한 자식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당당하게 발언을 할 수 없는 처지지만 적어도 나는 존중과 감사를 갖고 있고 정기적으로 인사를 드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일을 고군분투하고 정신과약을 먹어가며 자신을 자신답지 않게 하기 위해, 기생충들과 같은 피에서 저항하기 위해 버티고 있다고 소리치고 싶다.


화자인 D 씨는 언제쯤 기생충들의 연쇄적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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