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기다리는 고양이의 마음이 궁금하다.

by 다아닝

기상 시간 새벽 6시,

출근 시간 오전 9시,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시간 2시간,

퇴근 시간 오후 6시,

회사에서 집까지 가는 시간 2시간,

집 도착 시간 오후 8시 좀 넘은 시간

자는 시간 6시간,


남는 시간 3시간



평일에는 놀아줄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자고 일어나면 침대 아래 주변에는 장난감들이 널려있다.

밤새 심심해서 울면서 물고 온 모양이다.

너무 안쓰러워.


집과 회사의 거리가 너무 멀다 보니 더욱 하루가 짧은 것 같아.

고양이의 시간은 사람보다도 빠르게 흘러가는데

같이 있는 시간이 짧은 만큼 너무나 초조해.


한번 소중한 존재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나중에 얼마나 이 순간을 후회할지 그 무게를 알고 있어서일까,


프리랜서로 자리 잡을 수 있어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엄마는 너무나 무력하구나 딸내미야.

단 세 시간이라도 딸내미와 시간을 보내야지 보내야지 하면서도

물갈고, 화장실 치워주고, 먹이 장난감 닦아주고, 자동 급식기 설거지하고,

또 이것저것 청결을 위해 케어를 해주다 보면 시간이 또 금세 가버린다.


아이고. 환장하겠다.


김고고씨는 놀아달라고 내가 집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안전문 앞에서

애앵 애앵 울면서 꼬리 펑 시전하고 졸졸 쫓아다니는데

그건 그거고 케어는 케어니깐 호다닥 물부터 갈아줘야지.


잠시 시간이 멈추거나 로또나 되면 좋겠다.

로또가 되더라도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으니

회사 근처에 있는 서울 강남권 집에서 살면 좀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의미 없는 망상이나 하고 있다.


엄마 없는 동안 하루종일 자는 김고고씨,

엄마가 오면 그제야 밥 먹고 활동을 시작하는데

내가 밖에 나와있을 때도 기다리고,

내가 잘 때도 기다리면

우리 딸내미는 24시간 중에 몇 시간을 나만 기다리는 걸까?

조그만 머리로 무슨 생각을 하며 새벽 내내 잠든 나를 보며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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