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020 지금부터 알래스카다 1-1
1/7/2020
Anchorage - Sunrise- Coopers Landing - Happy Valley - Homer - Seward
1/7/화요일 아침
앞으로 에 일정이 빡빡한 걸 알기에 어젯밤 일찍 잠을 청했지만 그 어떤 무게에 피곤함도 설레는 마음을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밤새 선잠으로 뒤척이다 새벽 늦게 잠들었는데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6시쯤 집주인에게 문자가 왔다
미리 집주인에게 내 여행 스케줄을 브링핑 해놓아서 새벽잠을 깨운 문자가 고마웠다
그런데 문자 내용이 아주 재밌었다
"대니! 굿모닝! 지금 집 앞에 무스가 있어! 보러 나오지 않을래?"
무스?? 순간 무스가 뭐지?라는 질문과 이 새벽에 뭐 대단한 게 있다고.. 하는 의구심을 가진채 방문을 나섰다
문 앞에서 처음 만나 집주인 크리스틴은 진한 금발에 백인 여성이었고 인상이 아주 좋아 보였다
크리스틴과 인사하는 동시에 나를 향해 반갑게 인사하는 쉐퍼드와 레버도르 그리고 치와와가 반가웠다
크리스틴은 베테랑 민박 주인답게 처음 만남에도 어색함 없이 집 앞마당에서 몇 개 안 남아있는 나뭇잎을 따먹고 있는 무스를 보여줬고 나는 처음 본 무스 크기에 경악했다
잠에서 깬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진에 잘 못 담았는데 어미와 새끼가 같이 있었고 어미는 큰 말 정도 되는 키에 말보다 덩치가 훨씬 컸다
신기한 마음에 나가서 봐도 괜찮을까 하고 물었는데 어미 무스는 모성애가 강해 새끼가 곁에 있을 땐 공격적으로 변해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 무스가 갈 때까지 출발하면 안 된다고 했다
동네에서 수사슴 사이즈에도 종종 놀라곤 하는데 이렇게 큰 애들이 동네를 돌아다닌다는 얘기에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질 않았다
또 알래스카 외곽에서 운전하는 중에 다른 건 조심할게 별로 없는데 거칠게 운전하는 트레일러트럭 운전자와 무스 로드킬이 제일 위험하다고 했다
듣고 보니 여행 중, 그것도 겨울 알래스카 도로에서 무스와에 사고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그제야 내가 지금 알래스카에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런 내 표정을 지켜보던 크리스틴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Welcome to Alaska"라고 했다
(참고로 이날 아침에 만난 무스 모자 덕분에 밤길 운전을 여행 내내 조심했고 다행히 몇 번에 로드킬 사고를 가까스로 피했다)
이렇게 알래스카에 첫날 아침은 그 시작부터 아주 버라이어티 했다
그렇게 크리스틴과 3마리 개 (윌로우, 람보, 치와와는 별로 안 좋아해서 이름 까먹음.. ㅋ)와 반갑게 인사하고 서둘러 짐을 챙겼다
나오기 전에 전날 포틀랜드에서 샀던 VooDoo 도넛 박스를 크리스틴에게 줬다
핑크 핑크하고 요란한 박스 안에 너무 심심한 애들만 있어서 민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따뜻하게 맞이해준 고마움에 아침으로 먹으라 하고 나왔다
오늘 하루 이동해야 할 거리가 대략 400마일 정도이다
400 마일이면 볼티모어에서 뉴욕을 왕복하는 거리 정도 되는데 동네에서 운전해도 7시간 이상은 족히 걸리는 먼 거리다
그리고, 겨울 알래스카의 낮은 보통 4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서둘러 움직여야 해가 떠 있는 4시간 동안 보고 싶은 곳을 둘러볼 수가 있다
난 출발 전 차에 앉아 다시 한번 안전한 여행을 위해 기도하고 도로 컨디션과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현재 시간은 아침 7시.. 오늘 일출시간이 아침 10시 반쯤이라 하니 서둘러야겠다
오늘 이동하는 루트는 앵커리지에서 남쪽 방향으로 1번 국도를 타고 알래스카 남서쪽 해안도로 끝까지 갔다가 돌아 나와 다른 쪽 항구 도시로 도착하는 루트다
1번 국도는 내가 이번 알래스카 여행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메인 도로다
남쪽으로는 큰 도시명에 따라 Sterling highway와 Seward highway로 불리고 동서 쪽으로 알래스카를 가로지르는 길은 Glenn Highway으로 불린다
오늘 루트에 하이라이트는 Happy valley부터 Homer까지 연결되는 해안 도로인데 경치가 좋다고 들어 기대가 크다
그리고 1번 국도 Sterling highway 끝에 위치한 Homer라는 도시에 경치가 아주 이쁘다고 들어서 첫날 여행 일정을 다른 날에 비해 조금 더 욕심냈다
자!! 이제 진짜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