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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락울 Dec 16. 2021

스물아홉 비혼러의 2021년 연말정산

벌써 12월이라니, 실화입니까?


시간이 정말 빠르다. 마지막 20대인 2021년이 어느덧 한달이 채 남지않았다.


이제 곧 서른이다. 나는 스무살때부터 서른살의 나를 동경해왔다. 좋아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 삼순이 때문일까. 서른살의 나는 막연하게 삼순이였으면 싶었다. 다만 삼식이 없이도 잘 사는 삼순이. 마음의 상처를 입어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두어개쯤 가지고 있는 어른, 하고싶은 말은 하고 사는 어른, 좀처럼 기죽지않고 나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싶었다.


그리고 이제 서른이다.


마음의 상처를 입어도 극복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 딱히 없지만 상처를 받아도 금방 회복한다.


하고싶은 말은 하고 사는 어른? 지구 백바퀴쯤 돌려서라도 하고싶은 말은 하고 산다.


좀처럼 기죽지않고 나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어른? 기는 잘 죽는 편이지만 나 스스로를 매우 사랑하고 있다.


이쯤되면 스무살의 내가 꿈꾸던 어른이 되었을까? 아직 잘모르겠다.


서른이 한달 남은 시점에서 스물아홉의 나는 어땠는지 회고해보고자 한다. 12월이니까. 12월에는 그래야하는거다.








1. 승진


승진이라는 개념이 모호한 직업이긴하지만 내 이름 앞에 직함을 높여 달았다. 간절히 원하지는 않았고 달면 좋겠다~ 정도였는데 운이 좋았다. 2020년 열심히 공부하며 몸값을 높인 덕분에 올 한해는 승진도 하고 이런 저런 프로젝트에 참여해 부가수입을 창출했다. 제대로 계산해본건 아니지만 500 이상은 번 것 같다. 노력의 결과물.



2. 마인드 셋팅


올해 마인드가 달라졌다. 난 기브앤테이크를 확실하게 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받았으면 그만큼 베풀어야한다. 강박처럼 자리하고있다보니 웬만해선 안받고싶다. 챙기는걸 귀찮아하는 타입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베풀면 부담스럽다고나 할까. 그런데 올해 댓가없이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또 기브앤테이크로 나도 챙기게되어 보게된 기뻐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마인드가 달라졌다. 테이크가 없어도 기브하는게 행복해졌다. 마음이 여유로워진게 느껴진다. 돈을 열심히 모으던 시절에 축의금을 아까워했던 감정을 후회했다. 그정도 금액을 쓸 수 있었는데- 하고 말이다.(물론 과한 축의금은 지금도 부담스럽다. 나에게 적정선인 축의금 한도를 찾았다.) 이건 아마 전편에서 썼듯 번아웃이 오지않는 절약법을 익혔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 제일 값진 변화가 아닐까 싶다.



3. 부동산 공부 시작


주식 외길이던 내가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제일 핫한 빨간책을 읽었고 카페에도 가입해 열심히 눈팅중이다. 강의도 들어볼까 기웃한다. 내년 목표는 재밌게도 부동산 정규반 강의 듣기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않았는가. 어쩌면 내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값진 시작이다.



4. N잡러


나는 N잡러이다. 시리즈물 한편과 단편물 한편을 완결했다. 미뤘던 일을 해내니 마음의 짐을 덜어내듯 속이 다 시원하다.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이것 또한 편집을 자꾸 미루고는 있지만 나름 재미가 있어 맘 먹으면 편집도 후다닥 업로드도 후다닥 하는 편이다. 아직 초창기라 콘텐츠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현실의 나를 어디까지 노출시켜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 거리감을 찾아야한다.



5. 2억 모으기


현금으로 2억을 모았다.(짝짝짝) 주식으로 3천정도 투자한 것을 빼고 현금 2억. 2억을 모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자산이 전부 펌핑된 지금 2억으로 할 수 있는게 마땅치않다. 주식에 투자하려다가도 최종목표가 부동산인 점을 생각하면 부동산 투자 시점과 주식의 수익실현 타이밍이 맞아야해서 고민이 많다. 놀랍게도 주식수익 몇백정도를 빼면 오롯이 월급과 부수입으로 모은 돈이다. 주식 좀 더 할걸, 진작 부동산을 사둘걸 하는 후회 또한 있지만 그래도 ‘현금’으로 모았기에 이렇게 모을 수 있지않았나 싶다.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돈을 시각적으로 봐서 더 몰입하며 돈을 모았으니까.



6. 상담받기


성인이 돼서는 처음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고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게되었고 결과적으로는 훨씬 건강해졌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어느정도 그 근원을 제거한 느낌이다. 물론 여전히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긴 하지만 그래도 잘 극복해내고있다. 삼순이가 빵을 구우며 마음을 달랜다면 나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나 자신을 이성적으로 되돌아보며 마음을 달래고있다.








올해는 참 다사다난했다. 서른이 되기 전 화끈한 신고식인걸까?


점쟁이가 그런다. 올해와 내년에 참 많이도 힘들거라고. 하지만 무섭진 않다. 나에겐 나 자신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으니까.


돈만 연말정산할게 아니다. 내 상태를 되돌아보고 점검하며 다독여도 주고 묵은 감정과 아픈 기억은 버리고. 그렇게 싹 연말정산 해버리는거다.


올 한해도 너무 수고 많았다~ 늘 행복하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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