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똑같은 생리대, 더는 참을 수 없다!
"제가 생리통이 엄청 심한 사람이거든요. 피부도 약해서 생리 기간만 되면 정말 지옥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애들 걱정이 심했는데 결과적으로 딸아이 둘 다 잘 쓰고 있어요. 오히려 단색으로 시작해서 일반 속옷과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두 달 정도 시중 유기농 순면 생리대를 쓰게 한 적이 있는데 그 잠깐 사이에 생리통이 생겨서 난감했어요~ 큰 애가 작은 애한테 그냥 단색 입으라고 일회용 생리대 입으면 너무 아프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단색의 개국공신이자 스테디셀러 컴포트에어(구 논샘팬티)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4년이 됐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생리팬티 개발을 멈추거나 회사를 접어야 하는 위기 상황이 숱하게 닥쳐왔지만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믿음과 확신, 그리고 매일 이어지는 고객들의 간증과 응원으로 버텼다.
창립 4주년을 기념하여 컴포트에어(구 논샘팬티)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한국에서 생리팬티를 개발하고 판매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돌아볼까 한다.
아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사실 황태은 대표와 황서연 이사는 자매지간이다. 두 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아토피 때문에 예민한 피부를 가지고 살았다. 청소년기에 생리를 하게 되면서 생리대를 착용했는데, 역시나 화학 흡수체가 담긴 생리대는 트러블을 일으켰다. 염증을 견디지 못한 자매는 면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서 입어보는 등 생리대 대체용품에 대한 고민이 쌓였다.
왜 생리대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을까,
왜 여성들은 계속 불편함을 견뎌야 하는 걸까.
성인이 되고 황태은 대표가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딸아이가 태어났고 하필이면 엄마의 예민한 피부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2016년 생리대 파동이 일어났다. 그때 황태은 대표는 결심했다.
"우리라도 나서서 바꿔야 한다."
2016년 12월, 스타트업 창업 및 운영 경험이 있는 박영호 이사가 합류하면서 자매는 생리팬티 제조 스타트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생리팬티를 만들어서, 꿈쩍 않던 기존 생리대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여성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꿈과 열정으로 가득 차서.
이름도 단 번에 지었다. 여성들의 생리문제에 복잡하고 어려운 수십 가지의 선택지가 아닌 단순하지만 가장 좋은 단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하자는 의미로, '단색' 그리고 안 샌다 안새 '논샘팬티'
생리팬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제품을 먼저 만들어봐야 할 텐데 개발 단계부터 막막했다. 아직 국내에는 생리팬티를 발명한 브랜드가 없던 터라 해외에 있는 위생팬티를 참고해야 했다. 흡수력이 좋은 위생팬티만 모아서 그것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자는 기준을 세웠다. 속옷 생산 경험이 많은 프로모션 업체와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개발을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원사-원단-재단-재봉-제품화> 전 과정을 직접 하진 못했다.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개발 속도가 더디고 제품 기능도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나서 공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미팅을 수없이 했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누가 이런 걸 만드느냐는 거다. 아니 아무도 안 만들어서 우리가 만들겠다니까요 끝없는 거절 끝에 재밌어 보인다며 도와주겠다는 한 업체를 겨우 만났다.
이제야 빛을 보나 싶었는데, 웬걸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다. 그건 바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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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단색, 생리팬티 개발일지 #2
2018년부터 2021년 7월까지 '생리팬티'라는 명칭을 쓸 수 있게 허가받기까지 무려 3년 6개월이 넘는 인고의 시간이 걸렸다. 생리컵은 소비자들의 인지가 확대되고 있어 식약처에서 새로운 생리대로 허가를 검토 중이었지만, 생리팬티는 당시 오직 단색만이 시도하고 있었다. 매출 0원, 이제 시작해보려는 회사가 아무리 문을 두드린들 이거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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