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도 덥지도 않은 5월
날씨와 온도는 운동하러 나가는 데 있어 가장 큰 변수가 된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로 겨울이 운동하러 가는 데 있어 얼마나 큰 걸림돌이 많은 계절인지.. 이번 겨울을 보내면서 체감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주말마다 등산을 하려 해도 얼마나 챙기는 것들이 많은지.. 두꺼운 옷, 장갑, 비니, 아이젠, 보온병, 따뜻한 물, 핫팩, 스패츠까지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동네뒷산을 올라가도 복장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리산 종주느낌으로 챙겨가게 된다. 주중 3일 킥복싱을 하러 가는 날은 그나마 다행인데.. 그래도 땀을 뻘뻘 흘리고 푹 젖은 옷 위에 두꺼운 패딩을 다시 입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찝찝한지 모른다.
그러다 봄이 되고 날이 따뜻해지니 가벼운 복장으로 운동을 하러 나갈 수 있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킥복싱과 등산, 러닝등을 하게 되면 땀을 흠뻑 흘려도 잠시 앉아 쉬다 보면 금세 시원한 바람에 몸도 금방 마르게 된다. 그때 마시는 한 모금의 물이 얼마나 달고 시원한지..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행복의 빈도를 높이라고 하던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런 것들이 마흔 중반의 나에게 매일매일 사소하고 하찮지만 아주 밀도 높은 작은 성취감을 주는 일상의 루틴으로 아침의 운동을 하루를 잘 시작한 느낌을 가져다주고 저녁의 운동은 하루를 잘 마무리했다는 성취감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나는 운동하기 딱 좋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5월이 참 좋다.
단상의 기록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