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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May 03. 2024

대학 때 동아리방을 가다

사랑하는 나의 공간

남들 다 일할 때 회사 창립기념일로 쉬는 오늘, 오전 내내 여유 있게 보내다가 갑자기 학교에 가고 싶어졌다.

정확히는 학교라기보다는 동아리방을 가고 싶었다. 혹시나 현역친구들이 있을까 살짝 기대하고 갔지만 우리 때도 그랬지만 금요일 오후엔 다들 수업을 짜지 않아 동아리방에는 내가 머물렀던 30분 남짓의 시간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덕분에 현역들의 손때가 묻어있는 악기들과 공연포스터, 회의록과 방명록 노트까지 여유 있게 구경할 수 있었다. 우리 때도 그랬지만 이 공간에 대한 현역들의 애정들이 동아리방 여기저기에 너무나 깊게 새겨져 있음에 애틋하고 또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1987년에 만들어져서 아직까지 꿋꿋하게 이어지고 있는 우리 동아리.. 늘 망할 것 같이 아슬아슬한 시절도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그럴 때마다 몇몇 친구들이 우직하게 활동을 이어나가 아직까지 내가 사랑하는 공간을 지켜주고 있다. 어찌나 기특하고 예쁘고 고마운지 이런 내 맘을 알까?


가끔 가고 싶은 학교에 돌아갈 공간과 같은 공간으로 이어져 나를 반겨주는 후배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이 전부였던 사람들은 내 맘을 이해하겠지.



단상의 기록 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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