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by 단정

국민배우

유월의 광화문 광장에서

자유를 노래하던 안치환을 보며

국민가수라는 칭호를 떠올렸었는데

마이크를 잡은 사회자 권해효한테도

국민배우의 칭호를 떠올렸을 법한데

아침에 날아든 부음에 멍하니 앉아서

아무런 말도 생각나지 않은 날이 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만다라를 아직 못 보았고

성공시대의 개그맨이 되어

칠수와 만수처럼 농성도 해보고

남부군에 나왔던 최진실도 만났고

하여 라디오스타처럼 노래도 불렀는데

부재라는 말이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다

삼십 년을 함께 한 스크린에서

그가 없는 영화를 한 번도 상상한 적 없어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사랑이란 그런 것

떠나야만 비로소 깨닫는 것

그가 왜 국민배우였는가를 비로소

오롯이 증명하는 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