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지만 괜찮아

by 단정


조금 늦었지만 괜찮아*




마리는 요즘 잠이 늘었어

매일 낮에도 웅크리고 밤엔 잠깐 뛰놀더니 도로 이불 안으로 파고들어서 왜? 하고 물으면 이내 코를 골고

늙어서 그래

늙으면 잠이 줄어야 하잖아?

알 수 없는 문답 속에서 금세 잠에 빠져들고

마리는 어쩌면 꿈을 찾았을까?


새벽에 소주잔을 기울이면

마리는 금세 다가와 안주 한 입을 연신 탐내고

늙어가는 강아지처럼 식탐도 좀 줄었으면

연신 꼬리만 흔들어대고 가끔 이상한 소리도 내

알 수 없는 몸짓들과 표정들 속에서

어쩌면 우린 함께 별자리를 찾는지 몰라

매서운 겨울 바람에도 하늘은 시커멓게 맑아

눈부신 별들이 저만치서 빛을 내면

마리도 나도 고개를 한참 쳐드는데

다시 찬바람이 불고

마리가 또 꼬리를 흔들면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지

적막한 길가에서

꿈처럼 잠든 별자리들도 있으니까

* 연우, 202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