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산책
우수를 맞는 종로의 오후
비를 대신한 청명한 하늘 밑 잠시 바람을 맞고
오가는 인파들 속 재잘대는 웃음소리를 듣고
바람 한줄기에 쓸려 다시 고독한 풍경을 만든
이 정겨운 골목을 무던히 돌아다닌 모양입니다
시를 써서 보여주던 한 어여쁜 이가 또 생각나
언덕 꼭대기에서 예쁜 사진을 찍던 이도 생각나
대한민국의 심장 한복판이 박동하는 순간들도
예스런 풍경들이 차마 전해주지 못하는 말들도
담아내기 버거운 한철을 차곡히 보내는 중이니
사랑하는 이여, 혹 제 편지가 닿으면
서두르진 않아도 한 번 만나러 오셨으면 합니다
기다림엔 늘 익숙하니 마음 놓으셨으면 합니다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