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새 노래

by 단정


유월의 새 노래




아스라해진 일들을 가만히 놓아두면

저절로 연기가 피어오를 때가 많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그 열기 옆에서 조용히 연기의 냄새를 맡고 그늘을 찾아 잠시 시간을 보내는 일도 잦곤 했습니다

광장 한복판에서 쌀쌀한 새벽공기를 피하고자 드럼통 안에 피운 연기처럼 때로는 적막하기도 하여, 한참 지켜본 적도 많았습니다

벌써 십수 년도 더 된 옛 일들이 한꺼번에 오버랩되는 아침입니다

새롭게 펼쳐진 광장에는 낯선 사람들이 연신 모여들고

또 한차례 함성이 울려 퍼지기도 하고

더는 광장을 찾지 않는 이들의 기억과 오늘 울려 퍼지는 함성이 한데 뒤섞이면 비로소 과거가 현재가 되고 현재는 미래의 과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유월은 광장의 계절입니다

빽빽한 지하철 안과, 몰려드는 강의실에서

물밀듯 밀려드는 인파 속에서도 가끔 그 광장을 찾곤 하였습니다 모든 게 광장이기 때문입니다

한때 골목 안에 숨던 그늘도 이제 더는 햇빛을 피하지 않으려 합니다

모든 게 평범해지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 단정,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