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거짓말

by 단정

선한 거짓말

반드시 참말을 해야 한다면

그 숱한 선의들을 어떻게 마다할 수 있을까

참된 증명만이 거짓을 피하는 길이라고

굳이 악취가 나는 골목길 어귀로 끌고 갈 게 아니라면

굳이 뜨거운 피눈물을 쏟게 만들 잔인함도 아니라면

굳이 그래야 할까, 모르겠어

차라리

들녘에 핀 백일홍 꽃잎처럼 도도하기만 한 채

늘 기다려온 세월을 아스라이 버텨낼 수만 있다면

저 잔잔한 호숫가에도 항상 들꽃이 피었다는 말로도

누군가를 속여야만 할 일이라면

차라리

거짓을 반사시켜 진짜 거울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래서 그 거울에 비친 영롱함으로도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면

스스로 깨달았다며 일부러 말하지 않아 주어서 고맙다고 한다면

굳이 그래야 할까, 모르겠어

# 단정,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