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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짧은 여행]브레인 매니지먼트

무력감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당신의 신념

by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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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늘 나의 편이 아니다."

책 속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오래전 술에 취해 무너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의식적으로 아무것도 없고 비전이 없는 곳으로 도망치기만 급급했다. 그렇게 삶을 방치하는 순간들과 합리화하는 여정들이 있었다.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계속 반복되는 실수를 하는 것일까? 의지는 꺼내든 칼처럼 단단했지만, 뇌는 늘 먼저 무너져 있었다. 뇌는 나의 집이면서도 동시에 나를 배반하는 낯선 방 같았다.


『브레인 매니지먼트』는 바로 그 배반자를 길들이는 책이다. 저자는 뇌를 관리하는 일이 거대한 철학이 아니라 작은 습관과 반복의 문제라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주도권을 쥐고 뇌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뇌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그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삶에 끌려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불안정하다고 여겨졌던 산업혁명 시기는 오히려 안정적이었다. 그 시대에는 누구나 기계의 한 조각으로만 작동할 수 있다면 살아갈 수 있었고, 안정적인 직장과 가족이 있다면 시대에 적응하여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VUCA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책에서는 VUCA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없지만, 이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줄여 표현한 신조어다.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의 시대에서 행동에 따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에 신념을 작동시키도록 노력하고, 그 신념을 습관이라는 수단으로 장착하라고 이야기한다.


의지라는 불꽃보다 습관이라는 장작이 더 오래 타오른다는 그의 주장은 불안정한 나의 일상에 깊은 울림을 준다.


그 말을 곱씹으며 상담실에서의 시간을 떠올린다. 매주 마주 앉았던 상담사와의 대화 속에서 나는 뇌라는 이름의 낡은 기계를 고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술을 끊고 일상을 다시 붙잡으며, 내 뇌는 점점 '적'에서 '동반자'로 변하고 있었다. 책은 바로 그 과정을 언어로 정리해 주었다.

뇌를 관리한다는 것은 어쩌면 삶을 관리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삶이 늘 계획대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뇌가, 때로는 마음이 서로 다른 길로 달려간다. 『브레인 매니지먼트』는 그 틈새에서 균형을 찾으라고 속삭인다.


책에서는 개인의 변화 방법과 조직의 변화 방법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일본 작가의 책이라서인지 책 내부의 모든 도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 내려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VUCA, DX, Epigenetics 같은 단어들에 대한 설명이 없어 책을 읽어가며 직접 찾아봐야 하는 부분들이 독서에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뻔한 지적과 결과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왜 인간의 뇌에 "절전모드"가 있는지, 그리고 그 "절전모드"가 "자기발전 모드"로 전환이 필요한지, 마지막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책장을 덮으며 묻는다. 정말 뇌를 길들이는 것이 가능한 걸까? 아니면 우리는 평생 그와 씨름하며 살아야만 하는 걸까?


답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단주 후 지속적으로 만들어온 다양한 삶의 습관과 패턴들이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정도 휴식하는 시간에 읽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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