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K 님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용희 님, 승마 한번 해 보세요.”
“승마요?”
“네. 왠지 용희 님이랑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제, 제가요? 어, 어디 가요? K 님은 해보셨어요?”
“네. 저는 지난 학기에 한번 해봤었어요."
“어디서요?”
“제주대학교 승마 아카데미에 갔어요. 크게 비용 부담도 없고 한 번 경험해 보기 좋더라고요.”
“전 승마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
“승마가 진짜 좋은 운동이에요. 코어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세도 바르게 되고 잔근육이 많이 생겨서 몸매도 예뻐지고요. “
“어머, 정말요?”
"그리고 제가 어디서 들었는데 말이 워낙 인간과 교감을 잘해서 ADHD와 같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ADHD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교감이 좀 어렵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말이 워낙 교감을 잘해서 치료 목적으로 승마를 활용한대요.”
“말이랑 교감을 한다고요? 푸들이 교감을 잘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옆집 푸들 보니까 푸들도 푸들 나름이더라고요. 말은 좀 다른가요?”
“뭐. 치료에 이용될 정도면 교감 능력이 다르겠죠? 확실히 저는 자세도 펴지고 좋던데요.”
“그럼 K 님은 다음 학기에 신청하실 거예요?”
“네. 저는 신청할 거예요. 용희 님도 같이하실래요?”
어차피 뭐, 운동 한 가지는 하는 게 좋으니까, 이참에 승마에 도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네. 저도 한번 해볼게요. K 님 가실 때 저도 같이 가요.”
나는 그렇게 K 님과 승마 아카데미에 등록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하지만 2월 수강 신청 기간이 다 되어도 K 님에게선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 느낌상 수강 신청 기간인 것 같아 K 님께 연락해 보았다.
“K 님, 지난번에 승마 아카데미 가기로 했었잖아요. 혹시 등록하셨어요.”
“아이고. 제가 갑자기 허리를 다쳐서 아무래도 이번에는 승마 아카데미 못 갈 것 같아요. 용희 님이 한번 가보세요.”
"네? 저 혼자요?"
나는 그렇게 믿었던 K 님 없이 승마 아카데미에 등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승마 아카데미는 지역주민에게 인기가 많아 수강 신청이 금방 마감된다고 한다. 나는 운 좋게 마지막 한자리가 남아 있는 수요일 입문반 수강 신청에 성공했다.
‘뭐,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인가 보지. 말 탈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