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숫모르편백숲길
어느 날 H 언니는 나에게 말했다.
"자기야 '숫모르편백숲길' 가봤어?"
"그런 곳이 있어요?"
"응 한라생태숲 안에 있어."
"저 저번에 한라생태숲 가봤는데 편백 숲길은 못 가봤어요."
"거기는 사람이 많아서 숲에 혼자 가고 싶을 때 가면 좋아. 한번 갈래?"
"네 좋아요."
나는 H 언니와 한라생태숲에서 만나 입구에서 '양치식물원' 쪽을 향해 걸었다.
팸플릿에는 숫모르숲길 소개가 쓰여 있었다.
<숫모르숲길 4.2km, 1시간 30분 소요>
숫모르란 '숯을 구웠던 등성이'란 뜻의 옛 지명으로
과거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옛 숯 굽는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환상의 숲길이다.
숲길 2.4km 지점에 절물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숫모르편백숲길은 오름 트래킹과 산림욕을 겸할 수 있다.
"여기는 오르막이 있긴 한데 그리 높지는 않고 계속 가다 보면 평상이 많아서 앉아서 삼림욕을 즐기기도 좋아."
언니를 따라 나는 숲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가다 보니 평상이 나왔다.
"우리 여기서 잠시 쉬어갈까? “
언니와 나는 평상을 털고 잠시 누웠다. 하늘에는 나무들이 빼곡히 보였다.
"자기 그거 알아? 산의 나무들은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는 것. 서로 겹치지 않게 피해서 자라. 골고루 햇빛을 나눠 받을 수 있도록 서로 양보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큰 나무들이 서로의 가지가 겹치지 않게 자라나 있었다.
'정말 그러네? 나무 참 똑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