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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우 Mar 10. 2020

오랜만이야 브런치.

그래 3년 반 만이야.

16년 9월 영국으로 출국, 교환학생 생활

17년 4월 1달 유럽여행, 5월에 귀국

17년 6월 ~ 19년 2월 영어 강사 (응 꿈을 이뤄서 정말 행복했던 1년 10개월)

19년 3월 ~ 취업준비, 인턴

20년 1월 입사.


2016년 8월 28일 글을 마지막으로 3년 반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힘들다 힘들다 했는데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았다. 지금도 행복하고.


사실 간간이 들어오긴 했는데, 글을 쓰고 싶지도 않았고 쓸 엄두도 안났다.

왜 그런고 생각하니, 문장력도 많이 부족하고 괜시리 부담을 느꼈나보다. 누가 내 글을 볼거라는 생각에..

그래서 16년에 처음 브런치 할 땐 이것 저것 많이 꾸몄던 것 같다. 내 글 좀 읽어주세요~~~ 하고 말이지.


다시 보니 참 읽기 싫더라. 문장은 길고, 문단엔 열 문장이 넘었고, 글 전체는 스크롤이 끝나질 않아.

요즘 같이 바쁜 생활에 누가 그런 글을 다 읽고 있겠어. 요즘 책을 많이 읽는데, 문장력을 좀 키워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다시 슬슬 써볼까해 창을 켜본다.


유명한 브런치 작가님의 글을 읽었는데, "흰 바탕에 몇 글자 적는 것으로도 작가가 되는 곳이 브런치"라고 하셨었던가, 아무튼 그런 맥락이었다. 블로그처럼, SNS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생각과 성찰이 담겨 있는 글 말이야.


지난 글을 보다보니 굉장히 재밌는 걸 발견했는데,

미루는 습관에 대한 글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할 일을 미루고 있고

내가 존중 받으려면 상대를 먼저 존중하자고 썼지만, 나도 존중을 안할 때가 있다.

지식을 흘러넘치지 않게 가르쳐야겠다고 했지만, 강사시절에 수업과 과제가 많은 강사로 유명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했지만, 많은 실수로 신뢰를 잃기도 했다.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썼지만, 3년 반 동안 병원을 들락날락했고 심지어 만성 피부병도 생겼다.

그리고 마지막. 생각의 흐름대로 편하게 글을 쓰고 싶었지만, 3년 반 동안 글을 쓰지 않았지.


이렇게나 의지가 약한 게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근데 이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몇 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가 있더라. 생활패턴, 작게 말하자면 습관 만들기. 심지어 이에 관한 원데이 클래스도 매우 인기가 많다. 의지만 있으면 하는 일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으니까. 이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아마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 일 것 같다. 내뱉은 말에 대해 제대로 지키질 않는다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근데 뭐 인간미 있고 좋잖아? 

2016년의 나였다면 자책하고 스트레스 받았겠지만, 몇 살 더 먹어보니 알겠더라 그게 그냥 내 모습이고 이걸 받아들여야 내가 행복하다는 걸. 현실 부정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단 말이지!


오랜만에 들어와서 옛날 글 보니까 재밌더라. 내가 그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싶기도 하고.

짧은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3년 반 동안 내가 무슨 생각했는지, 무슨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짧게라도 남겨둘 껄. 그 순간순간의 감정이 기억 나지 않아 섭섭하다.


가끔, 들어와서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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