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항준 Danniel Park May 25. 2021

학교 교육 따위가 내 배움을 막을 수 없다_마크 트웨인

청년창업의 시작, 창업자 가족의 도전!


연말 호텔 송년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의사, 변호사, 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대표, 교수, 디자이너 분들이 모이는 모임의 송년회입니다. 와인을 한잔씩 돌리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사회자가 참석자 한 분씩 한해 소감을 이야기하길 유도합니다. 참석자들이 일 년간 자기가 소회를 밝히기 시작하던 중 조심스럽게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듭니다.


‘이번에 우리 아이가 미국에 모대학 무슨 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부러움과 칭찬이 어우러지면서 다음 차례의 분들부터는 자식 자랑 릴레이가 이어지기 시작합니다.‘저희 아이는 어느 대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우린 애는 미국 회계사 시험에 붙었습니다’, ‘우리 애는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우리 애는 파리 전시회를 엽니다’ 결국 모든 분들이 소회 시간은 자식 자랑으로 끝나고 맙니다.


저도 자식이 있습니다. 저는 자식을 상대로 청년창업 임상실험 중에 있습니다. 만 스물두 살짜리 장남 아이입니다. 지금은 스타트업 CEO입니다. 고3 대입에 실패하고 만 열아홉 살부터 1년간 예비창업가를 거쳐 지금은 법인을 설립한 청년 창업가입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다른 분들처럼 제 자식 자랑이 아닙니다. 청년 창업가에 대한 도전기도 아닙니다. 창업하면 대부분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창업가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고군분투기나 성공을 다룹니다.그러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고, 가슴 졸이고 심지어 재정적 지원까지 해야 하는 가족 들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살얼음판에 내놓은 어린아이와 같은 불안감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130만 개의 스타트업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창업자 1인당 부모님과 4촌 이내 외가와 친가를 포함해 10명 정도의 창업가 가족들이 있습니다. 대략 1300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가슴 조리며 바라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는 창업과 창직의 시대라고 합니다. 직업의 70%가 없어지고 새로운 직업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까 송년 모임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직도 안정적인 직장이나 전문직을 선호합니다. 머리는 창업창직시대임을 알고 있으나 몸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대학 보내지 말고 직업전문학교에 보내라고 역설 중인 모 교수님 자녀는 MIT에 다니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아이를 대학 보내지 않고 창업시켰다고 하면 잘했다고 치켜세웁니다 이제 대학이 필수는 아닌 세상이라고 격려합니다. 남들은 창업전담교수니까 아이를 창업시킨 것이 당연한 것으로 취급합니다. 아빠 잘 만나서 라는 꼬리표도 붙습니다. 물론 영혼 없는 칭찬일 수도 있으나 가족으로서 그렇게 신경 쓰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의 가장 큰 벽은 솔직히 가족들입니다. 창업자들의 가족도 시작과 도전을 함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양가 할머님, 이모나 고모, 삼촌들께서는 한결 같이 재수를 시키던지 기술을 배우게 하지 어린 나이에 무슨 창업을 시키느냐고 꾸지람을 하십니다. 배우자마저도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도 알겠는데 그런데 왜 하필 우리 아이를 창업 임상실험 대상으로 하느냐라고 핀잔을 줍니다


이를 극복하고 2년간 아버지와 아들의 좌충우돌 청년창업 이야기를 담은 책도 냈습니다. 그런데 부제가 재미있습니다. 바로 ‘청년창업 임상보고서’입니다.‘임상보고서’라는 말은 작성 주체가 창업자가 아닌 창업자의 가족이라는 의미입니다. 가족의 입장에서 조기 창업한 아이를 지켜봐 주고, 사계절 동안 백여 개가 넘는 교육과 행사장을 보내며, 프레젠테이션 앞에서 떨고 긴장하는 아이를 다독여 주고, 사업계획서를 밤새 같이 만들어주며, 2년이 지날 동안 응원하면서 지켜봐 왔던 ‘임상 실험기’입니다.


그랬더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참 멋집니다. 어린 나이와 상관없이 기술보증기업에서 주최하는 기술혁신기업에 선정되어 5천만 원의 지원금도 받았습니다. 자식 자랑하는 게 아닙니다. 아니 자랑이라면 이를 묵묵히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던 청년창업가들의 가족들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뉴 노멀 시대입니다. 산업이 바뀌고, 이에 따라 기업과 직업이 바뀌는 시대입니다. 1300만 명에 달하는 스타트업 창업가 가족 여러분 창업가의 ‘나의 시작, 나의 도전’에는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아니 ‘나의 시작, 나의 도전’에 바로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십니다.   


박항준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현 (사)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집행위원장

현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현 (사)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부회장

현 (사)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이사

저서

•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작가의 이전글 기업의 ‘대중(Crowd) 위로’ 생존전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