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특성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블록체인의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써 역할을 하고 있으나 현재는 상상 초월할 정도의 식욕으로 자본주의의 구성요소들을 삼키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아직도 계속 무한 확장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교환 화폐와 투자주식 성격 외에도 크라우드펀딩, 공동구매, 대출채권과 포인트, 결제시스템, 신탁, 자사주, 수집품, 저축예금, 보험, 금융상품, 공유자산, 기본소득, 선물카드, 스톡옵션, 보상, 기부, 실물자산 펀드, 상장주식, 엔젤투자, 신용장, 거래 수단, 상조 등 자본주의 경제 하에서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상품, 서비스, 시스템의 성격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러한 다중적 성격으로 인해 코인을 현재 시스템으로 정의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 따라서 거시적 차원의 철학적 정의를 내릴 수밖에 없는데 바로 ‘정제된 자본주의를 완성시키기 위해 수행되는 누림 경제 비즈니스를 촉진시키는 촉매제’로 정의하고자 한다.
암호화폐의 업무 프로세스를 보면 프로젝트 기획, 코인 백서 작성, 설립자와 어드바이저 영입, 암호화폐 재단의 설립, 밋업(Meet up) 마케팅, 기부모금 (엔젤모금, 프라이빗 세일, 프리세일), ICO(코인 시장 공개) 등을 거치게 된다.
다만, 아직 정형화된 룰이나 기준, 규칙, 법률이 없다 보니 토큰 발행마다 기준이 다르고, 사업의 피벗이 빠른 기업가,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기업(리버스 ICO), 코인 팔이라 불리는 다단계형 모집대행 조직들이 뒤엉켜 복잡한 형국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2000년 초 벤처붐 초기의 혼란을 겪은 우리들로써는 쉽게 구별하고, 이길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 이에 반응하는 기득권층과의 갈등에 있다. ‘탈중앙화’와 ‘개인정보보호’를 우선시하다 보니 도박이나 마약자금의 환치기로 사용되거나 해외재산도피의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위협하고, 탈달러화를 외치기도 하는데 이러한 도전이 기존의 금융시스템이나 사회 시스템에 큰 혼란을 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간 서민 지갑에서 쉽게 수익을 챙겨 오던 보험, 은행, 증권사 등 새로운 시대의 혁신을 요구받게 된 금융기관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본능적인 거부를 하고 있다. 금융의 탐욕스러움을 법과 규제로 통제하던 각국의 금융감독기관들도 같은 이유로 크립토의 확장을 막아서고 있다. 비약하자면 코인 이코노미는 기득권층이 수백 년간 이루어놓은 경제시스템 자체를 무력화시킬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암호화폐를 비판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금융, 공무원 등 금융자본주의 하에서의 기득권층이라는 점은 전혀 놀랍지 않다. 코인의 다단계 판매, 실현 가능성 없는 코인 스캠, 신뢰성 없는 이들이 주도하는 재단 설립 등은 새로이 탄생하는 크립토 경제의 본질이 아닌 새로운 시대 피할 수 있는 문제점 들일뿐임을 명심하자. 2000년 벤처거품을 거쳐본 우리로써는 당시보다는 더 현명하게 이 정도 문제점들은 해결할 수 있는 경험과 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