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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항준 Danniel Park Apr 18. 2023

KASA모델이 임팩트금융의 밑거름이 되기를

조각투자자에서 조각주인이 되어야 

지난달 15일 부동산 조각투자의 선도기업인 KASA가 증권사에 매각되었다. KASA는 소액의 조각투자만으로 빌딩을 소유할 수 있는 임팩트금융의 대표적 모델이다. 부동산신탁을 통해 수익증권을 유동화하여 KASA가 제공하는 수익증권 거래소 플랫폼에서 투자자가 소액으로도 공모청약 및 매매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앱 다운로드 37만 건, 회원수 17만 명을 기록해 온 서비스다. 다만 KASA는 수익률이 높게 예상되는 대상 부동산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더불어 대상 부동산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는 데에도 경기상황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KASA는 임팩트 금융의 초기모델들이 그렇듯 지속가능성에 한계를 보여 왔다. KASA는 팬덤이 동반되는 구독형 투자자금조달 모델이 아니었다. 투자수익 외에는 팬덤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없었기에 조각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데 쉽지 않은 모델이었다. 정부의 증권형 토큰의 허가 분위기로 장기적으로 가능성을 본 금융기관이 인수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 스타트업에게는 KASA 모델을 참고로 하여 임팩트금융모델의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 KASA를 비롯해 공동구매, 크라우드펀딩 등 1세대 임팩트금융의 약점을 분석하고, 극복해야 한다. AI와 통신네트워크의 발달로 도래한 정보대칭시대는 엘리트와 대중의 경계를 무너뜨려 대중주도사회(Crowd-based Society)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 대중주도사회를 이끌게 될 대중이 주도하는 자발적 금융이 바로 ‘임팩트 금융’이다. 임팩트금융에 참여하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보조금이나 지원금, 공공기관과 기업의 CSR 예산을 받기 위해 신청서나 제안서를 작성하는 이른바 그랜트라이팅(Grant Writing) 노우하우가 스타트업의 임팩트금융모델링에도 절실히 필요하다.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모델 설계가 이미 ESG단계로 접어든 만큼 사회적 합목적성을 전제로 사회적 참여보상이 설계된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거버넌스가 녹여져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KASA의 사업모델은 사회적 합목적성과 참여자혜택의 확장성, 구독형 팬덤을 유지할 수 있는 대중주도사회를 이루는 참여자의 유희적 동기가 다소 부족했다. KASA가 선택한 빌딩에 조각투자하고 주식과 같이 사고파는 작은 기쁨을 누릴 수는 있었지만 임팩트금융이 갖는 강력한 팬덤이 확대가능한 다양한 혜택제공에는 부족했던 것이다. 부동산 특성상 수익증권거래소에 등락이 크게 오갈 수 없는 구조적 한계도 보여 충분히 자극적이지도 않았다.           


임대, 대관, 리스, 렌털, 구매에 있어서도 조각 투자자를 넘어 조각 주인으로서의 혜택이나 권리를 찾기 어려웠다. 구독의무가 아니었기에 의무투자도 아니었으며, 의무와 책임이 없기에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2~3년에 걸쳐 매각 시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소액 조각 투자자들의 가계소득에 큰 보탬이나 자극이 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스타트업이 임팩트금융이 포함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설계하고 있다면 그랜트라이팅(Grant Writing)에서 제시하는 사회적 명분, 참여자주도 보상, 강력한 팬덤을 유지할 수 있는 요소 여부를 명확히 체크해야 한다. 중개플랫폼 시대가 20년도 안되어 프로토콜플랫폼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프로토콜경제에서 요구하는 ESG라는 명분과 참여자의 혜택, 투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유희적 요소를 명확히 녹여 넣는 것이 차세대 임팩트금융 스타트업의 생존요소다.      


박항준 dhanwool@gmail.com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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