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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항준 Danniel Park May 02. 2023

전자신문 칼럼] 로톡으로 바라보는 혁신의 그림

법률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톡은 2014년 출시된 혁신 플랫폼이다. 로톡은 변호사들로부터 광고료를 받는다. 소비자들로부터 상담료를 직접 받지 않기에 광고플랫폼 비즈니스모델로 분류된다. 소비자들은 15분과 30분 상담에 각각 2만 원과 7만 원을 낸다.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카드수수료를 제외하면 로톡의 수익이 없기에 현재까지 법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중개플랫폼은 아니라는 유권해석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유권해석과는 달리 대한변협의 강력한 저항이 있었다. 2차례의 변협이 제시한 소송에서 모두 로톡이 이겼으나 변호사업무 광고규정을 문제 삼아 현재 로톡의 50%에 해당하는 변호사가 탈퇴한 상황이다.     


새로운 혁신 비즈니스모델에는 세 가지 외부 관점을 체크해야 한다. 첫 번째, 검사의 눈이다. 대상자가 불법인가를 넘어 나쁜 의도를 가진 나쁜 놈인가를 보는 관점이다. 두 번째, 기자의 눈이다. 대상자가 치명적 도덕적 흠결이 있는지 팩트를 체크한다. 따라서 독창적이고 혁신성을 선호하기도 한다.  세 번째, 경쟁자의 눈이다. 경쟁자의 눈은  불법적 요소를 피하고, 기자들에게 혁신이라고 칭찬을 받아도 소용없는 관점이다. 이미 이루고 있는 생태계에 위협을 가하느냐에 달렸기에 대중의 눈이라고도 한다. 위협으로 판단될 경우 생태계 다수가 단체로 저항한다. 생태계 성장의 치명적 약점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그 저항은 목숨과도 바꿀 각오가 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타다’ 서비스에 반발했던 택시산업, 현재 갈등관계인 의료법, 더불어 로톡이 이에 해당한다. 혹자들은 영국의 ‘붉은 깃발 법’처럼 기득권이 혁신을 방해한다고 안타까워 하지만 사실 기존의 제로섬 생태계 구성원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비즈니스모델에 저항하는 것은 자위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쟁사의 눈을 극복하고 상생하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장애인콜택시 사례를 통해 그 해법을 찾아볼 수 있다.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에 타라 2003년 1월 시작한 서울시의 장애인콜택시는 현재 721대가 운영되고 있다. 무료도 아니다. 도시철도요금의 3배 이내에서 택시비도 받는다.     

그런데 우버나 타다서비스와는 달리 장애인콜택시는 왜 기존 택시산업계에서 시장진입에 강력히 저항하지 않았을까? 장애인콜택시 서비스가 유료 택시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바로 필요성 대비 생태계의 위험요소가 적은 신규진입시장이었기 때문이다. LPG차량의 경우 트렁크에 휠체어를 넣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간에 쫓기는 택시기사들에게 장애인 손님은 부담이었을 수도 있다.      


이렇듯 장애인콜택시사업은 민간영역이 접근하기 어렵고, 반면 공공영역만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는 시장인 ‘회색영역(gray sector)’이었다. 특히 정보대칭시대! 대중이 주도하는 사회의 혁신은 대체가 아닌 시장 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존시장과 마찰을 줄이고, 산업 자체가 경쟁에서 상생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회색시장 영역은 이 두 가지 시장요구를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떠오르는 영역이다. ESG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대표적인 회색영역이라 할 수 있다.      


로톡이 법률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여준 장점은 있었지만 시장에서는 장애인콜택시와 같은 시장확대로 비치지 않았기에 기존 생태계에서는 불공정과 위협으로 비쳤을 수도 있다. 이점이 스타트업이 혁신모델 로톡의 현 상황을 거울삼아야 할 핵심요소다.            


박항준(dhanwool@gmail.com)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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