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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항준 Danniel Park Feb 21. 2021

대중주도주의 VS. 사회주의

    

최근 주택시장으로 인해 불안감과 위화감이 확대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갑작스러운 주택 가격 상승은 비정상적인 결과물을 만들게 되어 국민의 사회적 불만을 고취시킬 수 있다. 만일 1~2년 이내 주택 가격이 안정화되는 순간 낮아진 주택 가격보다 전세 가격이 높아져 세입자가 전세금을 떼이게 되는 깡통전세가 급속히 늘게 될 것이다. 2020년만 하더라도 4680억 원의 보증금 사고가 발생해 서민가계를 울리고 있다. 보증금 사고는 이미 매년 20~30%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임대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림 경제발전연구원(원장 박항준)에서는 ‘임대차 계약 신탁제도’를 국회의원들과 정부 측에 제안하게 된다. 임차인과 임대인간 사전 분쟁을 해소하고, 서민의 보증금 피해, 임대인의 관리비 징수 등 임대차 계약에서 오는 다양한 분쟁들을 해결하는 프로토콜 플랫폼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로 인해 임차인과 임대인이 서로 보증금이나 시설 문제로 부딪히지 않도록 임대차 계약을 계약 신탁 재단이 대행하는 구조다. 신탁 재단은 변호사로 구성된 법무팀과 시설관리팀이 임대차 계약을 대행하게 되어 법률적 기반이 취약한 임차인을 사전 보호하게 된다.      


그런데 해당 사업에 대해 한 가지 공통된 질문이 있었다. 바로 신탁 재단의 사업구조가 사회주의 정책 아니냐는 것이다. 민간 계약에 국가가 개입하는 모습이 혹 사회주의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으로 해석된다. 625를 겪고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에게 어찌 보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민족 간 최악의 전쟁인 625를 거친 우리들의 입장에서 사뭇 정부의 선의적 개입이라 하더라도 곧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거나 사회주의화를 연상시키나 보다. 이제껏 복지나 과세정책, 정부 규제 등을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정치적으로 악용했던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민족(친북)-사회주의(좌파)’ VS. ‘보수(극우)-친일’이라는 왜곡된 구조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임대차 계약 신탁제도’는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에게만 혜택이 편중되지 않는다. 부동산 중개인도, 심지어 임대인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임대차 분쟁으로부터 각자가 자유스러워지고 안정된 주택임대차 계약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임대차 계약구조는 임차인과 임대인이라는 갑을관계의 ‘제로섬’ 구조지만 ‘임대차 계약 신탁제도’는 임차인과 부동산 중개기관, 임대차 계약 신탁 재단과 임대인, 정부 감독·관리기관이 상생하는 사회구조로 전환되는 포지티브섬 요소를 갖는다.     


한마디로 이 제도는 새로운 시대를 주도할 대중주도(Crowd-based) 민주주의에 의해 설계된 것이다. 정보독점 사회는 소수에 의해 지배되었던 중앙화 사회(Centralized Society)에서 정보독점이 해제되면서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21세기 아니 앞으로의 2천 년은 탈중앙화 된 대중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합의하며,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다. 바로 대중주도 사회(Crowd-based Society)다. 대중주도 사회는 통신 네트워크로 인한 정보독점의 해체로 인해 정보 대칭 시대가 도래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대중의 정치, 사회, 문화적 개입이 강화되고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다. 소수의 정보 독점자가 아닌 대중(Crowd)이 사회의 발전을 주도하게 되는 대중주도(Crowd-based) 민주주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주도 사회는 철저한 담론에 의한 프로토콜이 약속되어야 한다. 이미 양극화된 富와 권력을 폭력이나 권력을 통해 강제로 뺏고 빼앗기는 사회주의적 사회구조가 아니다. 사회구조 자체를 대중이 주도하여 상생과 호혜(누림)의 사회로 설계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 전체가 프로토콜의 합의에 참여하는 대중이 주도하는 합의 사회다.


걱정되는 것은 앞서도 봤듯이 사회주의(Socialism)와 대중주도주의(Crowd-basedism)가 혼동되어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며, 혁신성을 거부하게 되어 사회 부흥의 속도를 늦추게 되는가 하는 우려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기존 정보 권력자들에게 대항하는 포스트모더니즘, 공동구매, 협동조합, 촛불 혁명, 클라우드 펀딩, 국민 온라인청원 등 수많은 대중주도 민주주의적 사건들이 190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에 놀란 우리가 ‘대중주도 사회’의 도래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거나 거부하게 된다면 역사적, 시대적 흐름을 놓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보수와 진보, 극좌와 극우,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이분법적 제로섬 구조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제로섬 하에서는 어느 정부, 어느 정권도 자유스럽지 못하고 상대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수주의나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와의 갈등,  노사문제 등은 영원한 갈등의 불씨가 된다.      


대중주도주의(Crowd-basedism)는 단연코 폭력을 정당화하지도, 부자를 증오하지도, 무정부주의도 아니다. 강제로 재산과 권력을 배분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을 통한 사회안정과 통합,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합의 프로토콜의 구조적 설계에만 집중할 뿐이다. 상대를 판단하거나 비판하지도 않는다. 대중주도 사회는 정보 대칭으로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대중들 간에 합의를 할 수밖에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적의 프로토콜을 상호 설계함으로써 제로섬 기반 하에 설계된 사회주의와는 영역과 결이 전혀 다른 정보 대칭 시대의 새로운 이념임을 깨닫기 바란다.

박항준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현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현 (사)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트벌(sicaf) 집행위원장

현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주)하이퍼텍스트메이커스 대표이사

현 (사)한국블럭체인기업진흥협회 상임부회장

현 (사)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부회장

저서: △더마켓TheMarket △스타트업 패러독스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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