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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원 Dec 31. 2020

무지개 너머, 환상의 가족을 찾아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윌러비 가족>


 여러분은 '가족' 을 떠올리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도란도란 식탁에 둘러앉아 따뜻한 밥을 먹고, 가족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보낸 추억들. 저마다 가족에 대한 인상과 기억은 다르겠지요.

여기 조금은 다른 가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심지어 고아를 자청하며 새로운 모를 찾아나서겠다는 아이들의 이야기인데요. 부모를 새로 찾아나선다니, 신선한 발상이?



The Willoughbys (2020)
감독: Kris Pearn, Cory Evans
각본: Kris Pearn, Mark Stanleigh
출연: Will Forte, Maya Rudolph, Alessia Cara
장르: 애니메이션, 가족, 모험, 코미디

더 보기: The Willoughbys (2020) - IMDb



가족이 하나가 되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나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서로 사랑하며, 모두 행복하게 잘 살게 되는 이야기요. 그렇다면 이 영화는 여러분 취향이 아니랍니다!
<The Willougbys> ©Netflix

삭막한 도시. 길고양이의 의미심장한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 '윌러비 가족'은 빌딩 숲 사이, 아주 오래되고 환상적인 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 위대한 가문은 빨간 머리와 빨간 콧수염이 특징으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윌러비 형제'는 팀,제인,쌍둥이 바나비들로 총 4명입니다. 첫째 '팀'은 윌러비 가문을 자랑스러워하며 가문의 옛 영광을 잇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규칙주의 소년이지만, 어쩐지 부모님에겐 어떤 말과 행동도 늘 거절당하며, 지하 석탄 창고에 내쫓기는 기구한 생활을 합니다. 둘째 '제인'은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소녀로,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역시 부모님의 구박을 피할 수 없죠. '바나비들'은 부모님이 준 단 하나의 스웨터를 서로 돌려입는 같은 이름의 우애좋은 쌍둥이로, 타고난 손재주를 이용해 많은 기계들을 만들어내는 괴짜들입니다.

<The Willoughbys> ©Netflix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부모는 부모의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 인물들인데, 극중 이름이 등장하지 않고 '엄마'와 '아빠'로만 등장합니다. 이들은 아이들에겐 무관심하며, 어떤 사랑도 주질 않고, 오직 서로에게만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준 건 오직 이름 뿐. 심지어 아이들에게 식사를 주는 것도 잊어버려, 아이들은 몇 일씩 굶주리는 지경 이르기도 합니다.

제인: 유리창을 지나, 울타리 넘어, 무지개를 따라 가요~♫
아빠: 닥쳐! 제인!
<The Willoughbys> ©Netflix


이 끔찍한 생활을 지속하던 윌러비 형제들은 비 내리는 어느 날, 집 앞에 놓여진 베이비박스를 발견하게 됩니다. 형제들은 베이비박스의 고아를 데려와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싫어하는 부모의 눈을 피해 집에 들여왔으나 우연히 부모에게 들키게 되면서, 고아를 처리하기 전까지 집에 들어올 생각도 말라며 내쫓기고 맙니다.

한 번도 집을 떠나본 적 없는 형제들은 한참을 집을 떠나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제인이 항상 창 밖으로 바라봤던 무지개 너머에 좋은 부모가 있을 거라며 무작정 무지개를 따라 걸어가게 되는데요.

<The Willoughbys> ©Netflix

도시를 벗어나 마침내 무지개 끝에 도달한 형제는, 하늘 위 무지개의 정체가 '멜라노프 사탕공장'의 굴뚝 연기였단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형제각자의 이유로 이 곳이 '완벽한 집'이라고 생각했고, 고아에게 이름(루스)을 붙여 주곤, 초인종 벨을 누른 후, 문 앞에 두고 나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형제들은 어쩐지 고아 '루스'가 부럽습니다. 루스가 살게 될 집은 적어도 음식을 훔치지 않을 테고, 매일 식탁에서 맛있는 걸 먹고 석탄 창고에 가지 않아도 되는 그런 집으로 보였으니까요.



그럼, 우리가 고아가 되는 건 어때?

<The Willoughbys> ©Netflix

한순간 집에서 내쫓긴 아이들은, 이렇게 살 바엔 정말 고아가 되자며 나쁜 부모님을 아주 무섭고 위험한 죽음의 여행지로 여행보내기로 작전합니다. 구상 가장 뜨거운 용암지대, 상어가 출몰하는 바다, 식인종이 사는 밀림, 빙하... 그리고 절대 오를 수 없는 알프스 산.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여행지만 골라서 '불량 많은 모험 여행사 책자'를 만들게 되고 부모님에게 몰래 전달합니다. 부모님은 '아이들은 절대 갈 수 없는 여행지'라는 말에 기뻐하며, 그 길로 한가득 짐을 챙겨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드디어 우리는 고아가 되었어! 기뻐하던 시간도 잠시, 윌러비 형제에게 부모님이 고용한 보모가 찾아오게 되는데요. 아이들은 부모님이 고용했다는 말에 최선의 위협태세를 갖춘 후 맞이합니다.

보모: 안녕! 난 너희들의 보모야! 난 아이들이 원하는 건 다 할수 있어! 요리, 청소, 노래도 하~지~♫
제인: 와! 노래를 한다구요?
<The Willoughbys> ©Netflix

보모를 경계하던 월러비 형제들은, 아이들이 받지 못했던 사랑과 관심을 주며 보살펴주는 보모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가족의 사랑을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과연 윌러비 형제들은 끔찍한 부모를 떠나, 환상의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요?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하여


<The Willoughbys> ©Netflix

Lois Lowry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애니메이션은 '학대가정의 아이들' 이란 무거운 주제를 철저히 아이들의 시각과 사고방식으로 보여주는데요. 따라서 전개방식은 빠르고, 황당하기도 하며, 지나치게 상상적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현실 속 아이들은 본인의 가정 속 환경이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지만, 이 영화의 아이들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윌러비 가족>은 생물학적 부모가정이 가족이여야하는 이유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가족을 선택할수 있다는 상상을 제공합니다. 끝내 이 용감한 형제들은 어떤 역경이 와도 희망을 가지고, 갈등을 헤쳐나가 결국 본인이 원하는 가정을 선택하고 만들게 되는데요. 서로를 향한 사랑과 믿음이 있다면 형태는 중요치 않다는 가족의 의미와 정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 애니메이션입니다.




무지개빛 따뜻한 환상으로 가득한 세계

 <The Willoughbys> ©Netflix

<월러비 가족>은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으로 알려진 감독 Kris Pearn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환상적인 화면을 잘 만드는 이 감독의 이번 작품도 눈이 참 즐거운데요.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무지개'는 극 중 제인이 부르는 노랫말처럼 '무지개 너머에 자유로운 환상의 세계가 있을 것' 이라는 믿음을 보여줍니다.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여러 동화에서 나오는 상징이죠.

또한 화면 속 대부분의 개체들은 사선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 비정형적이지만 자유와 희망을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윌러비 형제들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아날로그적 텍스처를 강조하여 동화책을 펼쳐 보는 듯한 화면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아이들의 상상을 더욱 따뜻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고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자연스러움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애니메이팅 표현도 흥미로운 지점인데요. <코렐라인> <파라노만>을 제작한 라이카 스튜디오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화면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던 애니메이션 영화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The Willoughbys> ©Netflix

진정한 가족을 찾아나서는 용감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월러비 가족>이였습니다.




<월러비 가족> (2020) 공식 예고편.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

예고편 보기: 윌러비 가족(2020) - Netflix Korea Youtube Channel


극 중 '제인' 이 부르는 노래 <I Choose>  출처: Alessia Cara Youtube Channel

유튜브에서 보기:  <I Choose> From The Netflix Original Film The Willoughbys - Alessia Cara Youtube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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