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서의 어느 대화(1)
상담실에서, 선생님이 물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해나가고 싶어요?"
그 질문은
내가 꽁꽁 눌러둔 감정을 조용히 흔들었다.
상담실에서 선생님이 물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해나가고 싶어요?"
나는 대답했다.
"바뀌고 싶어요.
상처받은 뒤에야,
그때 어떻게 나를 지켰어야 했는지 알았거든요.
앞으로는, 그걸 배우고 싶어요."
그런데 말하면서 눈물이 났다.
선생님이 다시 물었다.
"왜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나는 잠시 마음을 더듬다,
조용히 말했다.
"사람들은 이미 자연스럽게 해 온 걸
저는 이제야 겨우 배우고 있어서요.
그것도, 곧 서른을 앞둔 나이예요."
그때 선생님이 말했다.
"다온씨,
전쟁통에 있는 부상병은 아픈 티를 낼 수가 없어요.
내가 아프다고 말하는 순간,
오히려 더 위험해지니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상담실을 나와 걷는 길에서도
나는 한참을 울었다.
애써 참았는데,
마음이 먼저 울기 시작했고,
몸이 그 감정을 따라 알아차렸다.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내가 괜찮지 않았다는 걸
먼저 말해준 것도,
그 말 앞에서 그렇게 울어본 것도.
그날, 세상은 바뀌지 않았지만
나는 처음으로
'괜찮지 않아도 되는 나'를
스스로 품어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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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용기는 없어서, 사는 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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