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마음과 다그치는 생각 사이, 나는 조용히 혼자가 된다.
요즘, 내 안에 두 사람이 매일같이 싸운다.
한쪽은 슬프다고 울고,
한쪽은 그걸 비웃으며 뺨을 친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에 낀 채
눈물도 못 흘리고, 웃지도 못한 채
조용히 입을 닫고 앉아 있다.
한 사람은 말한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하루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있다고.
몸을 일으키는 것도 힘들고,
밥 한 끼 챙겨 먹는 일조차 버겁다.
퇴사 이후로는 문 앞을 넘는 일조차 어렵게 느껴졌다.
집 밖으로 나서는 일 자체가
무거운 짐 같았다.
자소서 하나를 붙잡고
며칠을 앉아 있다가,
결국에는 '아무것도 못 했다'는 자책감만 안고
하루를 끝낸 날들이 쌓여갔다.
그 사람은 조용히 속삭인다.
"어쩌면 나는 이미 무너지고 있는 걸지도 몰라."
"그냥, 나 좀 놓아줘. 이제 그만 버텨도 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또 다른 한 사람은
그 모든 말을 비웃는다.
"그 정도로 힘든 거야?"
"웃기지도 않다. 그만 좀 징징대."
"다들 그렇게 사는데, 너만 왜 매일 무너져?"
한쪽은 감정이고,
다른 한쪽은 현실을 들이대는 이성이다.
그리고 나는,
그 두 사람 사이에 끼어 있다.
슬퍼도 마음껏 슬퍼할 수 없고,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면
더 나약해지는 것 같고,
위로를 받아도
"그래서 뭐가 바뀌는데?"하는
허무함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나는
내 안의 감정을 자꾸만 외면하게 된다.
하지만 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그저 오래 눌려 있었고,
더는 눌릴 수 수없을 만큼 부풀어 올라
결국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기 시작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
내 안의 두 사람이 싸우고 있다.
그리고 나는,
어느 쪽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어느 쪽도 완전히 놓을 수 없어
그 사이에서
겨우 숨을 쉬고 있다.
오늘도 그 싸움은 반복됐다.
한쪽은 울었고, 한쪽은 차갑게 외면했다.
그리고 나는,
그 중간에서
감정도, 말도, 눈물도 삼킨 채
조용히 혼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