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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따라오려거든 - 누가복음 9장 51~62절

매일성경, 3월 9일

by 양승언

3월 9일(주일) 나를 따라오려거든

누가복음 9장 51~62절


사마리아인들의 배척 51예수께서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시고 52사자들을 앞서 보내시매 그들이 가서 예수를 위하여 준비하려고 사마리아인의 한 마을에 들어갔더니 53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기 때문에 그들이 받아들이지 아니 하는지라 54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이를 보고 이르되 주여 우리가 불을 명하여 하늘로부터 내려 저들을 멸하라 하기를 원하시나이까 55예수께서 돌아보시며 꾸짖으시고 56함께 다른 마을로 가시니라

뒤돌아보지 않는 마음 57길 가실 때에 어떤 사람이 여짜오되 어디로 가시든지 나는 따르리이다 58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하시고 59또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나로 먼저 가서 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 60이르시되 죽은 자들로 자기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 하시고 61또 다른 사람이 이르되 주여 내가 주를 따르겠나이다마는 나로 먼저 내 가족을 작별하게 허락하소서 62예수께서 이르시되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하시니라


묵상하기

1.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자, 야고보와 요한이 구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예수님은 무엇이라고 답했는가? (51~55절)


2. 예수님을 따르려는 세 사람이 등장한다. 이들이 예수님에게 요구한 것은 무엇이며, 예수님은 어떻게 답했는가? (57~62절)


3.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4.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당신은 어떤 대가를 지불했는가? 어떤 대가지불도 없이 믿기만 하려는 사람은 아닌지 정직히 점검해 보라.


길잡이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이 다가왔음을 아셨다. 하지만 십자가의 고난을 피하지 않고 맞서기로 굳게 결심하였다. 예수님은 사자들(제자들 중 일부)을 앞서 보내어 한 사마리아 마을을 경유할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 그런데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을 영접하기를 거부했다. 분노한 야고보와 요한은 하늘에서 불을 내려 멸해 달라고 간구하게 된다. 하지만 예수님은 오히려 그들을 꾸짖으셨다. 제자들은 악한 사람들은 심판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을 지 모른다. 물론 하나님의 때가 되면 그들은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다만 그들도 완악한 유대인들이나 비겁한 제자들처럼 하나님의 자비가 필요한 사람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51~56절).

예수님 일행이 길을 갈 때 한 사람이 찾아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길 원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대가지불이 필요함을 말씀하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지만 예수님은 머리 둘 곳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사람들이 환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

이번에는 예수님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 사람은 자신이 먼저 가서 그의 부친을 장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죽은 자들로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부모를 사랑하거나 공경하는 것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를 지적하신 것이다. 예수님을 따를 만한 환경이 갖추어 지길 기다린다면 결코 예수님을 따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사람이 나와 예수님을 따르길 청했다. 다만 이 사람은 먼저 처리할 일이 있었다. 그러자 예수님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답하셨다. 처리할 일을 다 한 후에 예수님을 따르기로 한다면, 결코 그런 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처리할 할 일은 언제나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포기하는 것이 없다면 얻는 것도 없을 것이다(57~62절).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당신은 어떤 대가를 지불했는가? 어떤 대가지불도 없이 믿기만 하려는 사람은 아닌지 정직히 점검해 보라.


기도

우리에게 약속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바라봄으로 대가를 지불할 줄 아는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삶속으로

1885년 서울에 선교사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솔래 교회 교인들은 선교사가 내려와 세례 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종교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여 지방 선교 여행을 삼가했고 서울에서도 학교와 병원을 통한 간접 선교에 주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경을 통해 복음의 맛을 안 한국인들은 달랐다. 그들은 세례를 받음으로 완전한 교인이 되기를 바랐다. 결국 기다리다 못해 솔래 교인들이 찾아 올라왔다.

“저희에게 세례를 주십시오.”

“당신들이 누구인줄 알고 세례를 줍니까? 기독교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선교사와 솔래 교인들 사이에 종교 토론이 시작되었다. 솔래 교인들은 이미 3년 넘게 성경과 교리서를 읽으며 신앙 생활을 해왔던 터라 선교사의 질문에 막힘이 없었다. 그래도 믿기지 않은 듯 언더우드가 의심하는 눈치를 보이자 청년들은 말없이 두루마기를 벗었다. 두루마기를 벗고 뒤로 돌아선 그들의 등에는 하나 같이 나무 십자가가 묶여 있었다.

“그게 뭐요?”

언더우드는 이 낯설고 예상치 못했던 장면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복음을 전해 듣고 세례를 받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서울에 선교사님이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렸으나 오시지 않아 우리가 올라가기로 하고 출발하기 전에 성경을 읽다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서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하신 말씀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서울 올라가는 것은 세례 받고 예수님을 모시기 위함이요, 성경의 예루살렘은 곧 서울이니 우리가 서울에 올라가면서 그냥 갈 것이 아니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으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함이 옳다고 여겨 각자 자기 몸에 맞는 십자가를 만들어지고 온 것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성경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나무 십자가를 등에 묶고 ‘천리 길’을 걸어온 솔래 교인들의 소박한 믿음에 신학교를 갓 졸업하고 나온 20대 선교사가 감동할 것은 당연했다. 언더우드는 그들에게 정식으로 세례 문답을 했고 그 중 세 명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이런 순수한 신앙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교회가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려는 순수한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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