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오후는
세상을 조금 느리게 만듭니다.
사람들이 바삐 지나가던 길도
빗소리 앞에서는 한 템포쯤 느려지고,
평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그제야 마음에 들어옵니다.
오늘 오후 산책길이 그랬습니다.
우산 끝으로 빗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고,
젖은 길가에는 작은 꽃들이
말없이 비를 맞고 서 있었습니다.
그 꽃들은 누구에게 보이려고 애쓰지도 않았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하루를 견디고 있었습니다.
햇살 아래의 꽃은
환한 웃음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빛을 머금고, 바람을 타고,
자신의 색을 기쁘게 드러냅니다.
그런데 비 오는 날의 꽃은 조금 다릅니다.
그 모습에는 화사함보다
고요한 단단함이 먼저 보입니다.
아름답게 피어 있다는 사실보다
끝내 쓰러지지 않고 서 있다는 사실이
더 깊게 다가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오늘 그 꽃은 유난히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저마다의 비를 맞고 있는 사람들,
말없이 자기 몫의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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