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레터 63] All - arounder가 되는 법

힘과 쉼 / 백영옥 + 부산의 카페 브라운 핸즈 백제

by 정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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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 어라운더!?

지난 주에 부산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ktx를 타기 전에 시간이 나면, 꼭 부산역 앞에 '브라운핸즈 백제'를 들릅니다. 아주 오래된...문화재에 가까운 건물을 개조한 카페입니다. 나중에 부산역에 가실 일이 있다면 꼭 가보세요.


브라운핸즈백제에서 ktx를 기다리다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통화 중에 'All - arounder'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성장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All - arounder'

그런 존재가 실재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성장의 방향을 이렇게 잡아도 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올어라운더가 되봐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설령, 내 앞에 주어진 일을 모두 잘하기 위해 애쓴다하더라도, 올 어라운더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순간 너무 부담스러우니까요.


2. 아기라는 올 어라운더

전화를 끊고 나서, ktx 올라 책을 읽었습니다. 백영옥 작가님의 '힘과 쉽'이었습니다. 초반부를 읽다가, 마음에 화악 박히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아기의 삶이 이토록 충만한 건 자신의 모든 힘을 '지금 이 순간'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 말이다.


별거 아닌 문장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작가님이 21개월 된 조카가 몸을 뒤집기 위해 애쓰고, '엄마' 소리를 내기 위해 애쓰는 동영상을 보고 쓴 문장이었죠. 그런데, 이 문장을 읽으면서 '아~~' 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기가 진짜 올 어라운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눈 앞의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존재. 아기들은 익숙하지 않은 모든 것에 온 힘을 다해 도전합니다. 부정확한 발음으로 엄마를 부르거나, 몸을 뒤집거나, 두 발로 걷거나...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결국 해냅니다.


3. 올 어라운더의 의미

올 어라운더라는 것은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사람입니다. 내가 이것들을 잘해낼 수 있을지 미리 판단하지 않고, 다가오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기처럼 잘 먹고, 잘 쉬면서 눈 앞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4. 어려운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일뿐.

아기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다보면, 어느덧 모든 것이 익숙해집니다. 걷는 것도 익숙하고, 엄마를 부르는 것도 익숙합니다. 아니, 익숙하다는 표현이 부끄러울 정도로 당연해지죠. 아기들이 힘들었던 것은 그 모든 것들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서입니다. 우리도 올 어라운더의 태도가 필요할 때는 내가 만나는 상황이 익숙하지 않을 때입니다. 이 때는 상황에 쫄지 말고, 나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고, 그저 잘 먹고 잘 쉬면서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게 올 어라운더죠. 그러다보면, 모든 것이 당연해 지는 순간들이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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