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시아파의 추모일 '타슈아'와 '아슈아'
한국 축구에 이란의 장벽은 여전히 높았다.
42년 간 이란 원정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이란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결국 경기는 0-1로 끝이 났다. 유효슈팅이 하나도 없을 만큼 대표팀의 공격력 부재 등 징크스보다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한 부족하고 아쉬운 경기였다.
(이란전 패배에 대한 책임회피를 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우리 선수단들은 42년간 깨지지 않은 이란 원정에 대한 부담에 더해 경기가 열리는 날이 이란의 최대 추모일과 겹쳐 심상치 않은 분위기 압박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한국-이란전이 열린 11일은 '타슈아(Tassoua)'라는 이슬람 시아파의 추모일이었다. 또한 경기 다음날인 12일은 아슈라(Ashura)라는 시아파 최대의 추모일이다. 종교적 추모일인 '타슈아'를 기리기 위해 관중들 대부분이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났다. 화면으로 보는데도 검은 이란 응원단의 추모 물결 모습이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왔다.
타슈아와 아슈라는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 사회에선 가장 의미 깊은 날이다. 실제로 경기 전에는 이란 고위 성직자가 공개서한을 통해 이란축구대표팀에게 11일에 열리는 한국전 경기에 참가하지 말고 몰수패를 당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추모 기간엔 스포츠와 문화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이란 축구협회 역시 경기를 한 달 여정도 남기고 뒤늦게 경기 일정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슈라는 이슬람력 1월인 무하람 10일로, 이슬람력이 태양력에 비해 짧아 해마다 날이 앞당겨지는데 올해에는 10월 12일, 바로 오늘이 아슈라이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서는 6일 전부터 추모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방글라데시는 상대적으로 수니파가 많아 순교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인 후세인을 기리는 아슈라인 하루만 국경일로 지정하고 있다. (아슈라를 기념하는 방글라데시 사람도 많지 않지만, 타슈아라는 추모일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아슈라에는 예언자의 혈통인 후세인이 겪었던 고통을 재현하며 스스로 칼이나 채찍으로 몸을 때리며 후세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식을 거행한다. 이는 순교할 당시 온몸이 찢겨 사살되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