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런팅 시대에 아이 키우기

자녀의 일상을 공개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기

by 다래

임산부 정보 공유 인터넷 카페에 가면, 부모가 아기 인스타 계정을 개설했다고 하면서 서로 '맞팔로우' 하자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계정들 중 일부는 아기 사진은 있지만 부모 사진은 없다. 아기의 초상권은 보호하지 않으면서, 본인의 초상권은 보호하기 위해 얼굴에 블러 처리를 하거나 스티커를 붙여놓기도 한다. 정말 모순이 아닐 수 없다. SNS에는 부모가 올린 어린이들 사진 및 정보가 넘쳐난다.




'셰어런팅'이란 부모가 자녀의 일상이나 모습을 SNS에 공유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공유(Share)와 양육(Parenting)의 합성어라고 한다.


내 주변을 둘러보더라도, 아이 키우는 친구들은 카카오톡,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SNS에 아이 사진을 엄청 많이 올린다. 그 시작은 인스타 #임밍아웃. 초기라면 임신테스터 사진, 중기라면 (입체) 초음파 사진, 후기라면 만삭사진이 올라온다. 출산 후에는 양수에 불어있는 아기 얼굴부터 산후조리원에서의 일상, 산후조리원 퇴소 후에는 아기의 성장 면면을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다.


부모에게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겠지만, 부모 필터를 뺀 제삼자인 나는 (그게 친구의 아이든, 지인의 아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부모는 예쁘고 잘생겼는데 아이는 그닥이군', '이 아기는 아빠를 많이 닮았구나', '예쁘게 생긴 아기네' 하고 말이다.




그런 나였기에, 나는 출산 전부터 아이 사진을 SNS에 올리는 걸 지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또 아이에 대하여 '객관성'을 상실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행히 출산 후에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아서, 지금도 아이 사진을 SNS에 잘 올리지 않는다. 나에게는 아이의 모든 것이 다 사랑스럽지만, 타인에게는 그저 '남의 아이'일뿐이기에 어쩔 수 없이 평가의 대상이 된다(내가 그랬듯이). 내 아이가 타인의 평가 대상이 되는 것을 난 원치 않는다.


인터넷 검색 결과 '셰어런팅'의 순기능으로는 1) 유용한 육아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2)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격려할 수 있다, 3) 자녀의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사진첩 역할, 4) 가족과 지인에게 자녀의 소식을 편하게 알릴 수 있다 는 게 있다고 한다(출처 : 인천일보 기사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2853).


그런데 4개 중 어느 하나도 내 마음을 끌지 못한다. 먼저 1번, 육아정보를 공유하는데 꼭 아기의 사진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보인다. 2번, 공감대 형성 및 격려가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맞팔한 타인의 '귀엽다'는 찬사는 내게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 3번, 사진첩은 개인 핸드폰에 가지고 있으면 되지 굳이?, 4번은 다른 채널로도 충분히 소식 공유가 가능하다. 나는 폐쇄형 SNS를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가끔 예쁘게 나온 내 아기 사진을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친한 친구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리거나, 인스타그램에 친구 공개로 올리곤 한다. 이때에도 '세이브 더칠드런'에서 공지한 가이드라인을 읽어본다.



이 가이드라인을 보고 나서 올리려던 사진을 올리지 않은 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셰어런팅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도 아이 사진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내가 쓴 이 글을 다시 보고 한번 더 생각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