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전하는 pathy
E.T.처럼 손가락 끝만 대도 내가 느낀 것이 너에게 짠-하고 전달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무엇을 보고 너무 좋아서 가슴이 막 벅찬데, 아니면 막 답답하고 화가 나는데, 그것을 너도 느꼈으면 좋겠어서.
하지만 나에게 그런 초능력 따위는 없다.
그렇다면 어쩌겠나, 손짓발짓 다해가며 글로라도 표현해 보는 수밖에.
텔레파시(telepathy)란 단어가 멀리를 뜻하는 ‘tele’와 감정을 뜻하는 ‘pathy’가 합쳐져 만들어졌다고 하니, 나는 글로 pathy를 전해보는 노력을 해볼 생각이다.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공유해주거나,
- 내가 본 책이나 영화 따위를 목소리 높여가며 말로 설명해준 적은 이미 많고,
그 결과 나의 그 모든 노력은 결국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구나-하고 여러 번 느끼기도 했다. 그만큼 내가 느낀 것을 너가 느끼고, 너가 느낀 것을 내가 느낀다는 것은 어렵더라.
그래도 무언가-예를 들어 단숨에 끝내기 싫어 아껴 읽은 책이라거나, 처음 보는 순간 다시 꺼내볼 것임을 직감하게 하는 영화라든가, 혹은 같이 따져보고 싶은 드라마의 한 장면이라든가-를 읽고 보고 들었을 때, 내게 차오르는 감정들을 풀어 놓고 싶을 때가 있어서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이름 모를 사람들에게 글로파시를 보내본다.
뚜뚜뚜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