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도 않게, 내일로 이어져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거리를 걷는다. 옅은 밤에 물든 거리는 끊임이 없어서 길을 헤매 자꾸 같은 동네를 맴도는 발걸음 뒤에다 미처 가보지 못한 수많은 골목들을 남긴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않은 것처럼 헤실거리는 곰인형탈을 쓴 삐에로는 묘한 얼굴로 잘 추지도 못하는 춤을 추듯 흰소리만 내뱉고야 만다. 밤은 너무나 짧고, 구두 축에 까진 발목은 아침이 오자 시큰거린다. 입에 맴돌던 말들을 끝끝내 목에 걸려 먹먹하다. 문득, 돌아보지 않던 뒷모습을 기억한다. 끊임없이 테잎이 라와인드 되듯 악몽은 반복된다. 아프기만 하기엔 너무나도 너무나도 달콤한 꿈이었다.
끝끝내 말을 삼켜버리고선 애꿎은 하늘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