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26
굉장히 오랜만에 매우 잘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만나 분투 중. 뭔가 생각대로 되지 않아 악몽을 꾸고, 이 시기만 되면 돌아오는 감기와 (9시 29분 현재) 왼쪽 눈부터 뇌까지 파고드는 듯한 통증 속에서 고통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흘러 보내듯 놓치고 싶진 않다는 의지만으로 버티고 있다. 봄꽃을 다 보낸 뒤에야 이야기는 끝이 날 테지만 모든 것이 회색빛으로만 보였던 세상에 갑자기 색이 돌아온 듯한 느낌이다. 모든 것이 마지막 불꽃처럼 느껴지는 불안의 시대에 원단인 영상과 글을 보면서도 울고 웃을 수 있다는 건 참 보람된 일이다. 그걸 줄이는 과정에서 원본보다 못한 결과물이 나올까 봐 불안해져 견딜 수가 없지만.
잘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이야기의 끝을 다 담지 못하더라도, 지금 담고 있는 이 순간을 놓치고 쉽진 않다. 다음을 기약하지 않더라도 후회가 없도록 진짜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뿐.
몸이 좀만 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끝나곤 진짜 요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