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
저자인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아직 학위를 받지 못한 ‘예비’ 사회학자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스스로를 사회학자로 정의하는 데 크게 주저함이 없으며 그와 대담하는 저명한 일본의 사회학자들 역시 그를 사회학자로 인식하고 대화한다. 이는, 후루이치 노리토시가 인터뷰를 통해 알아내고자 했던 “무엇이 사회학인가?”란 물음에 대한 답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총 12명의일본의 사회학자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사회학’을 드러냄으로써 사회학을 완성해나가려고 한다. 이들에게 사회학자란(신의 뜻을 전하는) 샤먼과 같이 사회의 뜻을 드러내는 존재이기도하면서, 정치학과 경제학이 포괄하지 못하는 이 사회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이들이기도 하다. 경계와 범위가 애매모호한 탓에 이들 역시 자신들의 학문을 온전히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사회학자로서, 혹은 사회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믿는 ‘사회학’을 구현하기 위해 꾸준히 분투한다. 그들이 살아오며 쌓은 경험, 자신의 눈으로 봤던 사회의 풍경, 같이 글을 읽고 공부하며 느꼈던 감각들은 그렇게 하나하나 흩어져 제각기 다른 사회학으로 피어났다. 그렇게 사회학자이면서도 사회학자가 아니었던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대화속에서 조언을 얻고 방향에 대한 답을 얻는다. 그리고 그가 얻은 답은,비단 그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모든 예비 사회학자 꿈나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후루이치 : 사회학에 적합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혼다 유키: 사회와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이 좋습니다. 사회학 거장들을 봐도 사회에 흠뻑 잠기지 않은 사람이 사회학이라는 학문을 완성하는 데 지대한 공적을 이루었어요. ‘사회는 뭘까?’ ‘왜 나는 위화감을 느끼지?’ 생각하고 사회와 자신을 관찰하는시선을 일상적으로 지닐 것, 이것이 사회학을 하는 불가결한 자격입니다. 자신과 사회 사이의 미묘한 거리감에 위화감을 느끼면서 자기 자신에게도 되묻습니다. ‘도대체 나는 어떤 입장에 서서 세상을 말하고 있는가.’ 이렇게 음미하는 자세가 항상 필요합니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10대 때부터 완벽하게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런 점에서는 행운이었겠죠.
책 말미, 혼다 유키와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대화는 책이 지향하는 바의 끝을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사회학이란 어떤 학문인지, 사회학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지를 넘어서서 책은 사회학자들이갖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세상과 서먹서먹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 거리감을 가지고 살아갈 때 사회학자가 비로소 사회학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말은, 비단 사회학에만 국한되는 말도 아니다.
학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데에는 경계가 없다.
단순히 대담 책으로만 보였던 가벼운 사회학 책은, 생각보다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담아냈다.
* 출처 : 코난북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