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중요한 것, 그래도 일해야 하는 이유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왜 일하는가>

by 범버맨

* 기존 매거진의 글을 브런치북으로 옮겨 재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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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는가>. 일본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책이다. 망해가는 중소기업에 입사했지만 세계적 기업 교세라를 설립했던 그가 "왜 일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요즘 세대가 보기에는 꼰대의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은 생각과 공감을 느꼈다.


한때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투자 열풍이 과열되었을 때, 노동으로 얻는 소득보다 투자로 얻는 소득이 훨씬 커졌다. 그 결과,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의 노동 가치는 바닥을 치곤 했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시세차익 몇억 원 버는 게 더 중요하지, 승진해 봤자 월급 얼마 오른다고. 직장생활 열심히 해봤자 의미 없다. 너무 힘 빼지 마라."라는 냉소적인 말을 서슴없이 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장래가 촉망되던 직원들 중 일부는 재테크에 집중하며 회사 일을 등한시했다. 개인의 경제적 여건만 보면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기업의 경쟁력, 그리고 국가 전체적인 경쟁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국종 교수님의 어머니가 이국종 교수님께, "남자는 죽을 때까지 길바닥에서 일하다 파편처럼 흩어져야 한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는데. 어쩌다가 세상이 이리되었단 말인가. 나도 꼰대의 반열에 들어선 것일까. 단순히 돈 벌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키기 위해 일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중략)

' 대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

그럴 때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려보라. 일하는 것은 우리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한 행위라는 것을. 그러한 사실을 잊지 않았기에 나이 어린 목수가 1000년의 울림을 깨닫고,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한 청년이 흔들림 없이 지금의 교세라를 세웠음을."


1장에서 이 책의 주제가 나온다. 왜 일하는가? 돈을 벌기 위해서, 명예욕을 위해서 등 여러 가지 사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가장 근본적인 일의 목적은 일을 통한 자기 내면의 성장임을 말한다.


젊은 날의 저자는 망해가는 중소기업에 입사했고,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세라믹 연구직을 맡았지만 도서관과 해외서적을 찾아보며 열심히 일했다. 급여를 더 주는 것도,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맡은 업무에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연구실에서 전념했을 뿐이었다. 그 결과, 세계최초로 브라운관 TV 제작에 필수 제품인 파인세라믹 재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교세라를 설립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신이 손을 내밀어줄 때까지' 간절하게 일할 것. 그리고 그 일의 과정에서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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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도 은행에 입행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일을 하면서 훨씬 더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매일 쏟아지는 막중한 업무량과 실적 압박, 잦은 야근과 회식,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인류애 상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해내고 난 후의 조그마한 안도감,
'다음부터는 이렇게 해봐야겠다.'라는 시행착오 속에서 배워가는 것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
이 모든 것들이 결국 나를 성장시키고,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해 준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품위는 자부심에서 나온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우리가 모두 돈 많은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품위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근면하다는 것이고, 일에 대한 태도가 언제나 성실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맛보는 진정한 기쁨은 일 속에 있다. 놀이나 취미의 세계에서 기쁨을 찾으면 일시적으로는 즐거울지 모르나 진정한 기쁨을 맛보기는 어렵다. "


일은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일에서 충실감을 얻지 못하면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성실하게 일에 몰두해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인생의 대부분 시간도 일을 하며 살아간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일'에서 충만함과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그저 지루하고 빨리 끝났으면, 돈만 받으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그 삶은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일을 통해서 어제보다 나은 나의 모습을 만들어가기. 도를 닦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일에 임하기. 일을 즐겁게 하면서 주변인들을 활활 타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멋진 일을 맡아서 하려고 하기보다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주어진 일을 멋지게 해내는 사람이 되기.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 때문에 그렇게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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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