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여성들이 공동체적 가치보다는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에 더 경도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생존과 생계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 여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동물과도 같은 이기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신주의 비상경보기 중-
이기심
"이래서 회사에 여자를 뽑으면 안 돼.
금방 애 낳는다고 쉬고, 애 본다고 칼퇴하고.
계속 쭉 일할 수 있고, 사회생활도 아는 남자를 뽑아야지."
여성을 이기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여성이 이기적으로 행동한 모습도 있었다.
여성의 이기심은 이제 인간 모두의 것이 되었다.
퇴근과 휴일은 보장받아야 한다.
사회에 귀속되기보단 개인의 삶을 원한다.
지금은 당연한 생각이지만, 얼마 전까진 이기적인 것이었다.
여성이 원한 가치가 틀려서 비난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 권리를 외치던 여성이 약자였던 것뿐이다.
약자의 가치는 이기심으로 폄하되기 쉽다.
약자
난 일하는데 넌 놀면 이기적으로 보인다.
남자는 야근하는데 여자는 퇴근하면 열 받는다.
사실은 남자도 퇴근하지 못하는 약자였다는 것이다.
사실 여성의 이기심이라 말했던 그것은 노동자의 권리였다.
자신은 포기하고 희생해서 살아남았던 남성이었다.
더 약한 여성을 지키지 못할 정도의 나약한 존재였다.
성별의 문제로만 단정 짓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역사는 강자가 희롱하고 약자는 유린당하는 기록이다.
다만 이 세상이 성장해나가는 건 약자를 지키려는 노력에서다.
당시에는 일하는 소수의 여성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단지 가정에 소홀한 아줌마로 취급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지켜낸 것은 우리 모두의 노동권인 셈이다.
비겁함
눈치 보며 퇴근하는 한 어머니가 그려진다.
그저 가정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이리도 욕 되는가.
나에겐 이 어머니와 창씨개명한 사람들이 겹쳐 보인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독립투사를 칭송하는 건 옳다.
같은 민족을 죽여 득세한 친일파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창씨개명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을 욕하는 건 옳지 않다.
물론 독립에 목숨 걸 용기 없는 비겁한 모습인 건 맞다.
하지만 그랬기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았다.
독립운동가의 후예가 아닌 이상, 우리 대부분은 비겁하게 보존한 목숨들이다.
바보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고 이런 얘길 꺼냈다.
제발 비겁한 약자를 욕하는 방향으로 가지 말자.
비참한 약자로 만들었던 이 세상을 바꾸어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