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업무, 이정표

by 삐딱한 나선생

초행길엔 앞에 차를 하나 두고 간다.

그 차를 통해 과속 카메라, 위험 지형 등을 알 수 있다.

삶도 그렇지 않은가 생각한다.

나의 이정표가 될 누군가가 앞에 있는지.



업무


앞 차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목적지가 같다면 끝까지 함께 갈 것이다.

하지만 방향이 다르면 얼마 동안 갈지 모른다.

앞의 차가 빠지면 또다시 다른 차를 찾아야 한다.


남자는 체육이라고, 억지로 체육업무를 맡기도 한다.

또는 과학, 정보가 좋다고 추천해주기도 한다.

승진을 위해 연구대회나 출품을 하라고도 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은 아닌 것 같다.


앞의 차만 보고 억지로 따라갈 수는 없다.

당신은 당신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힘든 일이라도 나에게 맞는, 의미가 되는 그런 일이 있을 것이다.


난 연구 업무가 좋다.

수업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 싶다.

책을 미워했던 내가 글을 쓰고 책을 찾아 읽는다.

나조차 몰랐던 내 방향을 찾은 것 같다.


요즘은 글과 독서로 사람을 만난다.

이젠 앞의 차가 옆으로 간다고 헷갈리지 않는다.

나의 방향은 확실하다.

이젠 함께 갈 사람만 남았다.



관계


앞차는 나에게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가끔은 힘들게 한다.

흙먼지나 눈, 비를 뒤로 날리기도 한다.

또, '이상한 차'의 돌발행동은 불안감을 준다.


반대로 내가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너무 가까이 붙으면 비키라는 압력으로 보인다.

낯선 사람이 계속 따라오는 것만으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

안전거리는 중요한 것이다.


방향 다음은 속력이다.

너무 빠르면 쫓아가기 힘들다.

위험한 추월까지 하며 따라가고 싶진 않다.

반대로 너무 느리면 답답하다.

내가 가려는 속도와 비슷한 그런 차가 필요하다.


내가 빠르다고 상대를 닦달하면 관계를 깨뜨린다.

내가 느리다고 상대를 기다리게 하면 일을 망친다.

우리는 상대와의 속도를 맞춰감으로 안전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정표


당신이 원하는 업무를 찾아야 한다.

그냥 쉽고 편한, 그런 일을 말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걸 넘어, 날 움직이는 무언가.

내가 원한 길이 아니었다면, 도착하고도 헤매게 된다.


이정표는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자신이 필요로 할 때만 눈에 들어온다.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이정표가 있는가.

정말 따라가고 싶은, 함께 갈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업무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그리고 그 업무의 속도를 맞춰가는 것이 관계이다.


우리의 삶엔 각각의 목적지를 가진 다양한 차들이 있다.

다들 어디로 그리 급히 가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그 길에 방향과 속도가 맞는 누군가가 꼭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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