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의 철학, 매트릭스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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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예페스 지음 | 이수영 옮김 | 굿모닝미디어 | 2003년 05월 26일 출간
친하게 지내는 동생과 함께 버스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책 하나를 추천받았다.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매트릭스"에 대한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과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미디어 비평가, 소설가 등 총 열네 명이 필자로 참여하였고 글렌 예페스가 엮었다. 현재 책이 절판되어서 책을 추천해 준 동생으로부터 빌려서 읽게 되었다. "매트릭스"의 사람들 모두 기계의 배터리로 사용되고 있고 기계는 사람들을 시뮬레이션 안에서 살게 하여 로봇이 지배하고 있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현실에서는 기계들에 대항하기 위한 저항군들이 기계들을 피해 숨어 살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지는 영화 "매트릭스"가 포스트 모더니즘 사상을 나타내는 것인지 액션이 가미된 단순한 지적 허세인지에 대한 논쟁이 책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영화처럼 매트릭스는 아닌지, 아니라면 왜 그럴 수 없는지에 대한 주장들이 펼쳐진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생각들도 나온다. 우리가 실제로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는 거라면 당신은 매트릭스를 파괴하고 기계로 가득 찬 세상을 바꾸는 저항군이 될 것인지 아니면 시뮬레이션 속 세상에 계속 남아있고 싶은지에 대해서 말이다. 나라면 모피어스가 보여준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중에 어떤 것을 선택했을까. 여태 하던 일이 모두 시뮬레이션 속의 허상이었다고 해서 쉽게 포기할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로, 저항군을 선택한다면 기계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에서 계속 살고 싶은 사람들 모두가 적이 될 것이다. 정말 어려운 선택이지만 그래도 실제 세계를 택할 것이다.
"매트릭스"하면 엄청난 기술적 진보에 대한 논의도 빼놓을 수 없다. 책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기술적 발전을 바라보고 있고, 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각각의 에세이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바라보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 다 읽고 나니 재밌는 토론에 참여한 듯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현재 나의 위치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었다. 공학적인 내용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과 계통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