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2차전 패배, LG트윈스의 문제점

두 가지 아쉬움이 따랐던 경기

by 강태훈

첫 경기 대승으로 올라온 분위기. 하지만 2차전 상대는 상대팀 에이스. 쉽지 않을 경기가 될 거라 생각했지만 이처럼 무기력한 경기가 될 줄은 몰랐다. 2차전에서 드러난 LG트윈스의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기다릴 줄 모르는 타선, 밴헤켄을 도와주다



직전 포스팅에서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타자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넥센 타자들은 우규민을 잘 공략하며 점수를 뽑아냈지만 LG 타자들은 밴헤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일단 방망이에 제대로 맞추지도 못했을 정도이니 철저히 막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밴헤켄 공략이 어려울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LG타자들의 문제점은 비단 밴헤켄의 공을 치지 못한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2회와 3회, 그리고 5회 밴헤켄의 투구수는 각각 9구, 8구, 8구였다. 3구 이내 타격이 많았다는 뜻.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부터 이어져온 빠른 공격이 문제가 되고 말았다. 풀카운트까지만 끌고 가도 밴헤켄은 타자별로 최소 6구를 던지게 된다. 2차전에서 밴헤켄이 95구를 넘어가자 눈에 띄게 구위가 떨어졌던 걸 생각하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직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한 이닝 당 최소 20구 이상 던질 수 있도록 카운트 싸움을 끌고 갔어야 했다. 밴헤켄을 상대로 승산이 없는데 왜 덤벼들었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다시 한 번 느끼는 포수의 중요성과 투수 교체



예상 밖으로 선발 포수는 정상호가 아니라 유강남이 나왔다. 우규민이 유강남을 좀 더 편하게 생각하는 등의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베테랑 정상호를 포스트시즌에서 좀 더 길게 활용하려는 양상문 감독의 의중도 있었겠지만 이는 패착이었다.


물론, 유강남이 직전 경기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역시나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선발 포수로 정상호가 나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상호는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경기를 나서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만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체력적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 두 경기 연석 선발로 나선다 해도 하루 휴식 시간이 있는 만큼 정상호가 선발로 나섰어도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3차전 선발이 예상되는 허프가 정상호와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는 걸 생각한다면 2차전 선발 포수로 유강남을 선택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투수 교체 역시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으로 뒤진 상황 엘지는 윤지웅을 두 번째 투수로 올렸는데 이때 윤지웅이 아닌 봉중근을 올렸으면 어땠을까 한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양상문 감독은 3차전 선발로 봉중근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밴헤켄의 구위와 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상황, 그리고 기세가 오르는 넥센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윤지웅 보다는 봉중근 카드가 훨씬 더 나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봉중근을 올리고 포수도 정상호로 교체했다면 흐름을 끊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 본다. 특히나 봉중근과 정상호 배터리가 만루 상황을 무사히 넘겼던 장면을 생각해 본다면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3차전 선발이 유력한 허프, 양상문의 고민



양상문 감독은 3차전 선발로 허프가 나선다면 포수가 유강남이 될 것이라고 하며 선발투수 확답을 피했다. 하루의 휴식이 있지만 신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포수 유강남의 존재이다. 3차전을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양상문 감독은 정상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허프와 정상호가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는 것 때문에 마음에 걸리는 듯 하다.


그러다 보니 3차전 선발로 류제국을 생각할 수도 있겠고 다른 카드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3차전 류제국, 4차전 소사 카드도 고려해봄직 하다. 허프를 5차전 혹은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활용하려 한다면. 그럼에도 3차전 선발은 허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포수 유강남으로부터 시작된 딜레마. 하지만 개인적으로 허프라는 에이스 투수와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믿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허프는 박재욱, 유강남 등 젊은 포수들과 좋은 성적을 거뒀었다. 그렇다면 비록 첫 호흡이라고 하지만 정상호와 허프의 호흡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이 걱정이 될 수는 있지만 둘 다 실력이 있고 베테랑인 만큼 충분히 잘 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5차전까지 간다면 고척에서 밴헤켄을 다시 만나야 한다. 그러니 LG 입장에서는 무조건 4차전에서 끝내야 한다. 넥센 역시 마찬가지. 마산으로 내려가 밴헤켄을 1차전 선발로 쓰려면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 여러모로 중요해진 3차전. 누가 선발 마스크를 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