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대체 왜하는거야?

했던 나는 할로윈 데코레이션에 진심인 할머니가 되겠지

by 달린다달린




할로윈


20대 땐 미국에 잠시 유학 왔을 때 친구들과 재미로 코스튬만 해봤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엔 ‘할로윈 왜 이렇게 야단법석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내가 미국에 있어서 더 그랬을지도. 해괴망측한 데코레이션들을 보며 ‘사람들은 이런 걸 하는 게 좋은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


아이를 낳고 작년에 우리 아이가 한 살 일 땐 예쁘게 바비 코스튬을 한 우리 딸과 함께 동네를 돌았다. 우리 딸은 이게 뭔지도 모르고 일단 엄마가 가서 문을 두드리라고 하니 노크를 하고 사람들이 초콜릿과 캔디를 주니 바구니에 담아서 들고 돌아다녔다. 그러나 이 계기로 할로윈에 대한 나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아이를 데리고 동네를 다니며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전하고, 우리 아이를 소개해주면서 할로윈이라는 명분을 통해 평소 들리기 힘든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는 샘이었다. 아이를 본 동네 사람들은 모두 아이 이름은 뭐냐, 몇 살이냐, 어느 스트릿에 사냐 물었고 우리는 대답과 함께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 동네 너무 좋아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동네를 다 돌고 나선 아직 초콜릿과 사탕이 뭔지도 모르는 우리 딸은 그냥 문을 두드리고 다녔던 것에 신이 났지만 우리 부부는 뭔가 마음이 따뜻해진 채 돌아와서 딸보다 더 행복해했었다.


그리고 올해, 아이가 두 살이 되어 집집마다 해놓은 할로윈 데코레이션을 보는 재미에 빠졌다. 이제 허수아비도, 해골도, 마녀도, 호박도, 고스트도, 몬스터도 아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할로윈 한 달 전부터는 어디 나갔다 하면 집으로 바로 들어올 수가 없었다. 아이가 계속 드라이브하면서 할로윈 데코레이션 보러 다른 집에도 가자고 졸랐으니까.

그래서 올해는 해괴망측하다고 생각했던 그런 데코레이션을 멋들어지게 해 준 집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화려하게 데코레이션을 한 사람들 중 분명 이런 어린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꾸민 사람이 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지금은 나와 아이들이 이렇게 소소하게 할로윈을 즐기고 있지만 내 아이들이 크고 나도 나이가 들면 뭔지도 모르는 할로윈에 설레어하는 다른 아이들을 생각해서 나도 할로윈 데코레이션을 열심히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생기니 참 많은 것들이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