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민자의 생각
참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저 저의 소소한 기록과 수집으로 시작한 제주에서 산다는 것에 먼저 용기 내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 자 한 자 적어서 보내주신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도 감사한 일입니다.
답변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 거주지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하셨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로 다시 서울로, 다시 제주로... 저도 이분처럼 제주가 싫어 떠났던 적도 있었고요. 공감이 되는 버스가 짜증 나게 안 올 때라는 부분에선 저도 모르게 피식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분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더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
저희 닮에서는 계속 제주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들은 연락 부탁드립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주도가 싫어 육지로 도망갔다가 제주도가 그리워 다시 돌아온 26살의 아가씨입니다.
제주도는 어떤 이유로 살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때까지 서울에서 살았어요. 엄마가 제주도 사람이어서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나의 제주 삶의 컨셉, 혹은 제목을 짓는다면?
차라리 혹은 그나마 제주.
제주에서 살면서 가장 결정적인 아이템이 있다면?
자동차. 그리고 사진기.
자동차가 있어야 구석구석 좋은 곳 많이 갈 수 있고, 나만의 추억도 기억할 수 있는 사진기도 필수죠.
제주에서 산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여유'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런 여유가 게으른 것 같아 보여서 싫었는데, 돌이켜보니 모두 여유를 가지고 살고 있는 거더라고요.
제주에 살아서 좋을 때는 언제인가요?
봄. 여름. 가을이요
봄에는 어딜 가도 너무 예쁘고, 여름엔 특히 해질 때 하늘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가을엔 억새들이 가득해서 좋고요. 추운 겨울만 빼면 다 좋은 것 같네요.(웃음)
제주에 살아서 싫을 때는 언제인가요?
제주도에 온지 얼마 안돼서 친구가 많이 없어요. 그래서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또 하나는 버스가 짜증 나게 안 올 때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곳, 제주에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주도가 싫어서 다시 서울로 갔었어요. 근데 제주도가 다시 오고싶더라구요.
어딜 가나 탁 트인 바다도 있고, 가족들도 있고, 여유롭고 소소하게 사는 사람들 보면 부럽고 닮고 싶고 그래서 제주도에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제주에 살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여행이 좋은 이유는 그것이 나의 일상이 아니기 때문이잖아요.
뭔가 새롭고, 신선한 느낌.
그리고 다시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
그런 게 사라졌을 때인 것 같아요.
제주도가 다시 일상이 되어버린 거죠.
모순인 것 같아요. 그리워서 다시 돌아와놓고도 일상이 되어버리면 또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걸 보면.
제주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마냥 부러워서, 마냥 행복할 것 같아서 오고 싶다면 그건 오해라는 것.
제주도엔 아름다운 자연과 소소한 여유들이 있지만 그만큼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그러니 마냥 행복만을 쫓아오는것이아니라, 도시에서 도망쳐 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의 어떤 것을 찾기 위해 왔으면 좋겠다고 전해주고 싶네요.
L양에게 감사드립니다 :)
제주와 열 가지 질문.
*제주를 주제로 10개의 질문을 합니다.
제주도민의 생각과 제주도로 이주 온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과, 성인이 되어서 오게 된 제주.
전 제주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제주로 이주 온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 '닮'은 당신의 제주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은 댓글이나, 카카오톡 @sijeuru 로 연락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