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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Jun 27. 2022

'먼치킨'의 법칙을 피한
<헝거 게임>의 캣니스

선택받은 자의 이야기

 독자는 주동 인물의 행동과 동기 부여가 그가 개별 개체로서 누구인지와 관련 없이 전부 운명을 창조하는 위대한 마법사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주동 인물의 독자적 특성은 그가 서사상 지닌 위치나 인물 관계망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이야기를 쓸 때 작가는 주동 인물이 어떻게 특정 인물들과 연결되는지, 왜 특정 역학 관계가 형성되는지 신중하게 궁리해야 한다.



그가 선택받은 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하나의 인물로서 지닌 개성 때문일까?





독자가 공감하는 주인공은 '먼치킨'이 아니다



 좋은 예로 수잰 콜린스의 《헝거 게임》 시리즈 주인공 캣니스가 있다. 캣니스는 운명이나 마법, 신의 섭리 등의 관여를 받지 않았으므로 전통적인 의미의 선택받은 자는 아니지만, 분명 캐피톨에 대항하는 반군을 이끌도록 선택받은 자다. 반란의 상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사람들이 믿게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선택받은 자’인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 내내 캣니스가 행동에 나서는 것은 자신을 선택받은 자라고 믿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그보다 단순한 이유에서다. 그녀는 전쟁에서 벗어나기를, 그리고 스노우 대통령에게 복수하기를 바란다. 역시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선택받은 사실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동기 부여의 여러 요소가 있으면 선택받은 자의 사적 동기와 임무 수행에 따른 동기를 충돌시켜 흥미로운 고군분투 과정을 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받은 자이기 때문에 인물을 창조할 때 서사 구조를 염두에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야기의 1막은 인물의 가장 의미 있는 욕망, 관계, 성장 지점을 독자에게 보여주는 곳으로, 다른 어느 곳보다도 설정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선택받은 자 이야기에서는 인물의 동기나 선택이 우주의 독단적 결정으로 인해 약해졌거나, 심지어 ‘대체’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인물은 선택받은 사실을 떠나 한 개인으로 구성돼야 한다.


 선택받은 사실과 무관한 문제로 씨름하는 인물의 모습은 독자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갈등 지점은 ‘꼭’ 이야기의 1막에서 제시돼야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독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울뿐더러 주인공이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독자가 모르는 극적 줄거리를 빠르게 내놓을 수 있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생성 편: 마법, 제국, 운명》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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