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인상 깊은 장면 두 개가 있었다.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두 개 있다.
첫 번째는 벤 리커트가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다. "우리가 옳으면 사람들은 집을 잃고 직장도 잃고 은퇴자금도 잃어. 연금도 잃는다고. 난 은행권이 사람을 숫자로만 봐서 혐오해" 이 대사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에 들떠 있던 찰리와 제이미에게 차가운 물을 끼얹는다. 사실 나 역시 그 순간엔 들떠 있었다. 유쾌한 배경음악, 춤을 추는 두 사람의 모습, 여태까지 이들을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벤의 말에 마음이 뚝 가라앉았다. 맞다, 이 영화는 단순히 흥미로운 금융 영화가 아니다. 이들이 어떻게 큰돈을 벌게 되었는지가 핵심이 아니다. 이 영화는 미국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이야기다. 벤의 대사는 결국, '이들의 도박이 성공할지'에만 집중하며 사람을 숫자로만 보고 있었던 내 시선을 되돌아보게 했다.
두 번째는 마크 바움이 "매도하면 우리도 나머지 것들과 똑같아지는 거 알지?"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요즘 내가 가장 깊이 고민하는 화두는 '나답게 사는 것'이다. 대다수의 의견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고, 남들이 그렇게 사니까 나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런 삶이 싫었다. 동조되고 싶지 않았고, 나만의 신념을 지키며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쉽지 않다. 그렇게 사는 것도 어렵지만, 그런 삶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현실은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크의 대사가 더욱 깊게 다가왔다. 그 상황 속에서, 1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니. 자신의 행동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다니. 그 태도 자체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2008년 금융위기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면서도 친절하게, 그리고 진중하게 풀어낸 영화였다.
등장인물들이 제4의 벽을 깨고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건다든지, 화면을 멈추고 자막으로 인물이나 용어를 소개하는 프리즈프레임 기법을 사용한다든지, 영화에서는 흔히 들을 수 없는 메탈록이나 힙합을 배경음악으로 활용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런 연출들이 영화의 독특한 톤을 만들었고, 개인적으로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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