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남 잘되는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한대.
포로리: 그렇게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닐 텐데.
보노보노: 각자 다르니까. 하지만 그래서 자책하게 된대.
포로리: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
보노보노: 기쁜 척할 수 있으면 좋겠다.
포로리: 맞아 맞아. 그럼 되는 거 아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다들 기쁜 척하는 것뿐이니까.
보노보노: 하지만 포로리, 전에 아빠랑 엄마랑 오랜만에 산책했다면서 좋아했었잖아. 그때 나도 기뻤는데.
포로리: 그거야 보노보노도 좋은 애니까. 이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좋은 사람들만 고민을 해.
보노보노: 그런가. 왜 좋은 사람들만 고민할까?
포로리: 그거야 좋은 사람이니까.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 아니면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해' 하고 고민하잖아.
보노보노: 아 그런가.
포로리: 어쨌든 좋아하는 척을 하면 돼. 척하는 사이에 점점 더 좋아하는 척에 익숙해져서 스스로조차 진짜로 좋아하는 것처럼 느끼게 될 때가 올 테니까.
보노보노: 아하하하. 그럼 된 거네. 그리고, 자기한테 없는 걸 갖고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워진대.
포로리: 그건 당연한 거지.
보노보노: 맞아.
포로리: 그런 생각 안 하는 사람은 없는걸. 안 그런 사람은 질투하거나 괜히 못되게 굴잖아. 못되게 굴지 않는 걸 보면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
보노보노: 응응. 좋은 사람이니까 그렇게 괴로워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포로리: 보노보노도 '세상엔 그렇게 착한 사람만 있는 게 아냐'라고 생각한 적 없어?
보노보노: 있어. 같이 친하게 놀던 애가 내 조개를 먹어버렸어. 사과할 줄 알고 기다렸는데 모르는 척하더라고. 좀 충격받았어.
포로리: 그때 보노보노는 왜 화 안 냈어?
보노보노: 싸우기 싫었으니까. 게다가 싸우지 않으려면 어떻게 말해야 되는 건지도 몰랐어. 하지만 아무래도 그때 한마디 했어야 했다고 봐.
포로리: 거봐. 역시 좋은 사람이라서 고민하는 거야. 걔는 아마 보노보노의 조개를 먹었다는 것조차 까먹었을걸.
보노보노: 만약 그 애가 내 조개를 먹었다는 걸 아직까지 기억한다면? 아직 잊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
포로리: 그래도 옛날 일이잖아. 기억한다면 진즉 사과했겠지.
보노보노: 옛날 일이라서 사과 못 하는 걸지도 몰라.
포로리: 으흠. 보노보노, 그 애 어디 사는지 알아? 잠깐 가보자.
멧돼지 군: 뭐야. 여전히 흐리멍덩한 녀석이네.
포로리: 멧돼지 군. 옛날에 보노보노랑 있었던 일 기억나?
멧돼지 군: 응? 보노보노랑 있었던 일? 뭐야, 그게.
포로리: 어렸을 때, 같이 놀았을 때 멧돼지 군이 보노보노의 조개 먹어버린 적 없어?
멧돼지 군: 아. 기억하지. 하지만 넌 이미 잊어버린 줄 알고 말 안 했는데.
포로리: 보노보노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어.
멧돼지 군: 뭐, 그래?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가끔 사과하려고 했는데 말야. 미안했어. 조개 같은 거 먹어본 적 없어서 네가 부러웠어.
보노보노: 뭐? 내가 부러웠다고?
멧돼지 군: 응. 지금도 부러워. 조개가 엄청 맛있었거든. 그런 걸 만날 먹을 수 있다니 너무 부러운 거야.
포로리: 그랬구나. 보노보노가 부러웠던 거구나.
멧돼지 군: 이제 됐어?
보노보노: 이제 됐느냐니?
멧돼지 군: 그럼 놀래?
보노보노: 아, 응.
멧돼지 군: 좋아. 잠깐 기다려. 재미있는 놀이 생각해뒀으니까.
보노보노: 멧돼지 군, 조개 일 기억하고 있었네. 하지만 그렇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네. 나만 신경 쓴 걸까.
포로리: 좋은 애라서 그래. 좋은 애라서 고생하는 거야. 하지만 현실은 김빠지는 경우가 더 많지. 대부분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대단한 일이 아니니까.
멧돼지 군: 좋아! 그럼 이걸로 놀자.
포로리: 보노보노, 가자!
보노보노: 응!
출처: <보노보노의 인생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