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by 다설렘

누군가의 사연을 읽었다. 일터에서 모셨던 분의 부고 소식을 들은 아침, 기도를 드리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그분이 살아오며 지은 죄가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남의 일인데도 왜 이렇게 마음이 흔들릴까.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먹먹함이 가슴에 내려앉았다. 나는 한동안 그 문장을 넘기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그 기도가 낯설지 않았다.


나는 늘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 남의 일에 과하게 젖지 않는 사람.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라고 믿었다. 누군가의 아픔 앞에서 깊이 흔들리기보다는, 적당한 거리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이 움직일 때마다 나는 얼른 나를 다잡았다. 괜찮아. 지나가겠지. 굳이 이렇게까지 느낄 필요는 없어. 그렇게 말하며 내 안의 물결을 억지로 잠재우려 했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괜찮아지려고 했을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에게 늘 단단함을 요구했다.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면 어딘가 미숙해 보일 것 같았고, 남의 일에 과하게 마음을 쓰는 내가 조금은 약해 보일 것 같았다. 나는 흔들리는 나를 불편해했다. 그래서 감정을 이해하려 애쓰고, 이유를 붙이고, 가능한 한 빨리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했다. 그렇게 해야만 하루가 매끄럽게 흘러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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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삶이 변할거라는 기대와 설렘을 느꼈습니다. 원하는 일을, 원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시간에 하며 살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Better things are 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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